조선 후기 마지막 산성 '거제 수정산성' 사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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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전 12:3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조선 후기 마지막 산성인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이 된다.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거제 수정산성’.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경남 거제시 ‘거제 수정산성’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거제 수정산성’은 수정산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은 석축산성이다. 성벽 전체 둘레는 약 450m다. 11차례의 시·발굴 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신라 때 처음 세운 성벽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여러 차례 고쳐 지은 성벽이 남아 있어 성곽 축조기술의 변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문 밖 바위에 새겨진 ‘옥산금성-동치십이년계유삼월일설’이라는 명문석을 통해 ‘옥산금성’이라 불린 기록이 있고, 현재도 ‘옥산성’이라는 이름으로 경상남도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통제영계록’, ‘거제군읍지’ 등의 문헌에 ‘수정산성’으로 기록된 점을 참고해 사적 지적 예고 명칭은 ‘거제 수정산성’이 됐다.

성내에 건립된 ‘수정산성축성기’ 비석에 따르면 성벽을 마지막으로 고쳐 지은 시기는 고종 10년(1873년)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축성 관련 기록이 1871년 김해 분산성 수축(修築)을 끝으로 더 등장하지 않는 점에서 기록을 통해 축성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산성 중 가장 늦은 시기의 산성이라 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고종 10년 당시 외세의 침입에 대비해 조정의 지원 없이 거제부사 송희승과 거제도민들의 힘만으로 쌓았다는 점에서도 ‘거제 수정산성’의 희소성과 상징성은 물론 그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성내에서 조사된 건물지와 동서문지는 조선후기 성곽 구조와 축조 수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1호 건물지는 온돌이 확인되지 않고 장식기와를 사용해 창고나 관사 등 특수목적 건물로 보인다. 영남지역에 석회 산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고급 재료였던 석회가 다량 사용된 점으로 미루어 중요한 건물로 추정된다.

수정산성의 초축 성벽에서 확인되는 성돌(세장방형 가공), 성벽(바른층쌓기), 성문과 기저부, 층단식 원형집수시설 등 축성기법을 통해 최초 축성시기를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초로 추정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당시 신라가 남해 지역으로 진출해 방어체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과 그 시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거제 수정산성’의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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