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노동자 출신이 들려준다…"날것 그대로의 영국"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9월 18일, 오전 08:35

[신간] 지극히 사적인 영국

'지극히 사적인 영국'은 왕실과 젠틀맨의 나라 뒤에 숨겨진 보통 사람들의 영국을 보여준다. 노동자 계층의 시선으로 영국성·계층문화·유머와 일상을 위트 있게 풀어낸다.

책은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 여섯 번째 권으로, 한국에 정착해 살아온 잉글랜드인 피터 빈트가 직접 영국을 소개한다. 그는 "진정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으로 상징되는 정서 속에 영국의 모순과 매력이 공존한다고 말한다.

먼저 대영제국 해체 이후의 영국을 다룬다. 대영제국 상실감, 영연방의 미래, 전쟁과 식민 지배에 대한 기억, 브렉시트 참사, 이웃 나라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인식 등이 담겼다. 저자는 홍콩 반환 경험과 더불어 제국 이후 영국인의 정체성 혼란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어 '누가 영국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매너가 영국인을 만든다는 신념,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학교생활, 폴 스콜스와 론 위즐리 같은 대중문화 아이콘이 등장한다.

남성성과 무리 문화도 다룬다. 소셜 클럽, 상류층의 배타적 네트워크, "진짜 남자" 담론, 영국 여성 캐릭터 부재 문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노동자 계층 출신 영국인들은 상위 계층에 오르려 하기보다 성실함과 정직함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한다.

4부는 왕실과 정치 제도, 5부는 날씨와 음식, 6부는 집과 육아, 7부는 펍과 유머, 종교와 일상을 다룬다. "영국 음식은 맛있다"는 자부심,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 4시간 만에 퇴원하는 출산 문화, 누구도 예외 없이 물어뜯는 언론 풍토 등 독특한 생활상이 펼쳐진다.

책은 영국을 미디어가 만든 판타지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오늘의 나라로 보여준다. 변화를 꺼리면서도 전통을 고수하는 태도, 불편함을 묵묵히 견디는 습성, 풍자와 유머로 풀어내는 위트가 영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저자 피터 빈트는 영국령 홍콩에서 태어나 북런던에서 자랐으며, 퀸 엘리자베스 스쿨과 킹스 칼리지 런던을 졸업했다. 그는 방송 활동을 통해 한국에 영국 문화를 소개해왔고, 이번 책에서 한국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영국 이야기를 담았다.

△ 지극히 사적인 영국/ 피터 빈트·홍성광 지음/ 틈새책방/ 2만 원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