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사진=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DDP를 세계 시민이 교류하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서울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라이트’ ‘서울디자인어워드’ ‘서울디자인위크’ 등 대표 행사를 체류형 프로그램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연계형 관광지 넘어 체류형 관광지로 진화
지난 10년간 샤넬·디올·펜디·까르띠에·피아제 등 세계적 브랜드가 DDP를 무대로 삼았다. 단순한 패션쇼가 아니라 서울을 글로벌 문화 이벤트의 무대로 끌어올린 사례였다. 특히 외벽 222m를 미디어아트 캔버스로 활용한 ‘서울라이트 DDP’는 지난해 138만 명을 모으며 야간 관광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DDP라는 단일 콘텐츠가 국제적 흡인력을 지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 대표는 “DDP가 잠시 들렀다 가는 명소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더 오래 머물며 소비하고 일상을 체험하는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전시·공연·축제 같은 생활 속 경험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하듯 지난해 DDP는 매출 166억 원, 재정자립도 93%를 기록했다.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루프탑 투어, 디자인 스토어 등으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한 결과다. 차 대표는 “도심 입지와 복합 기능을 살려 국제회의와 대형 전시를 적극 유치해 마이스(MICE)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차강희 서울디자인대표는 지난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In Situ)’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DP의 성장은 서울이 아시아 디자인 허브로 자리 잡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차 대표는 그 성과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Design Miami. In Situ) 전시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를 주제로 지난 14일 성황리에 막 내렸다. 해외 12개, 국내 4개 갤러리와 71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2주간 25만여명이 관람한 이 전시는 DDP 내부와 외부 전체를 전시 무대로 열어 시민과 관광객이 도시와 함께하는 다층적 경험을 제공했다.
차 대표는 “서울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고 있음을 증명한 행사였다”며 “한국의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 K컬처가 융합된 작품을 통해 세계 디자인계에서 한국의 창의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이 과거 디자인 상을 받던 도시에서 이젠 직접 상을 주는 도시로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더했다.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전시를 유치해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만의 디자인 생태계를 국제무대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차 대표는 “K디자인의 창의성과 가치를 세계 무대에 확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디자인 허브로 키울 것
DDP는 동시에 동대문 일대와 상생하는 지역 거점으로 확장 중이다. 세계 무대에서의 성과를 지역과 연결할 때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11월 밀리오레 7층에 개관하는 서울디자인창업센터 제2캠퍼스는 그 실험무대다. 차 대표는 이 공간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에게 창의적 실험의 장을,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차 대표는 “동대문과의 연결성을 높여 쇼핑·창업·디자인 체험이 한 번에 가능한 새로운 관광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며 “지역 상권과의 상생, 체류 시간 확대, 창업 생태계 육성을 통해 동대문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여기에 서울의 디자인 여정은 계속된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35인이 참여하는 기획전 ‘창작의 정원’이 10월 31일까지 열리고, 서울디자인위크와 서울디자인어워드 등 후속 프로그램이 잇따른다. 차 대표는 “디자인은 예술과 산업, 그리고 관광을 잇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복합 관광 모델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기간과 소비를 늘리는 동시에 서울이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인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1962년 3월 10일 인천 출생 △2013년 홍익대 산업디자인 박사 △1991~2020년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상무 △2018~2021년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 △2018~2024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교수 △2024년 10월~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