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EC 경주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문단지 호반광장에 설치된 APEC 조형물 (사진=경북문화관광재단)
◇보문호 일대 새단장, APEC 준비 끝낸 경주

보문호의 상징적인 조형물인 ‘피움’
보문호 순환로는 노면 보수와 조명 교체를 마쳤다. 신라 왕실과 부활을 상징하는 알 모양 조형물(높이 약 16 m)을 설치했고, 보문물너울교와 수상공연장 주변에는 야간 경관조명을 새로 설치하는 등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경주시는 “정상회의 기간뿐 아니라 행사 이후에도 야간 조명과 조형물을 상시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K-관광 문화주간’도 운영한다. 신라문화 체험, 전통공연, 지역특산품 전시 등이 열리며, 개막 전야제 ‘경주의 빛, 세계를 잇다’ 공연이 수상공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는 해외 언론과 초청단을 대상으로 현장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주시는 APEC 종료 이후에도 보문호 일대를 상시 관광명소로 운영할 방침이다. 보문물너울교, 수상공연장, 보문호 루프 조형물 등 주요 경관시설의 야간 조명을 상시 점등하고, 순환로와 산책로는 시민과 관광객의 휴식공간으로 개방된다. HICO 내 미디어센터는 전시장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경제전시장은 ‘APEC 기념관’으로 전환된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정상만찬장은 부속시설로 개조될 예정이다. 경주 지역 호텔업계 관계자는 “APEC 기간 이후에도 객실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국제회의와 연계한 장기 체류형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000억원 민간 투자 유치 등 포스트 APEC 가동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 하얏트 알릴라 호텔 조감도 (사진=경북문화관광재단)
보문단지는 1975년 국내 최초로 지정된 관광단지지만, 숙박·상가·공공시설지구로 용도가 세분돼 신규 투자가 제한돼 왔다. 올해 4월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으로 ‘복합시설지구’ 지정이 가능해지면서 숙박·상업·문화시설을 한 구역에 함께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우양산업개발은 옛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약 4만㎡)에 1800억원을 투자해 130실 규모의 ‘하얏트 알릴라 호텔(가칭)’과 글램핑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골든블루는 2만8000㎡ 부지에 관광형 위스키 증류소와 복합문화공간을 건립한다. 이외에도 4성급 호텔, 테마 숙박시설, 박물관, 정원시설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김동수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신사업투자유치 팀장은 “규제 완화 이후 민간자본이 유입되며 보문단지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관광과 회의산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관광+회의’ MICE 삼각벨트 조성 청사진

경주보문관광단지 케이케이 리조트호텔 조감도 (사진=경북문화관광재단)
경주시는 APEC 이후 보문호 일대를 마이스 산업과 문화관광을 결합한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경북관광재단은 지난 7월 국제회의 전담조직 ‘국제협력마이스팀’을 신설, 내년 5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를 경주·포항 공동 개최지로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PATA는 전 세계 88개국 800여 회원사가 참여하는 국제 관광기구로, 1979년 보문단지 개장 당시에도 총회가 열렸던 만큼 46년 만의 귀환이다
경북문화관광재단은 “APEC 이후에도 민간투자 확대와 MICE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회의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문단지 숙박시설의 성수기 객실 점유율은 80~90% 수준이다. 다만 연평균 점유율에 대한 공식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야간 교통 접근성 개선과 중저가 숙박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영혜 동덕여대 글로벌MICE전공 교수는 “보문단지는 KTX 신경주역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로, 야간 대중교통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며 “고급호텔 중심의 공급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