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김중업 르 코르뷔지에 건축사진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0월 22일, 오전 06:42

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

건축사진전 '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이 11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정음에서 개막한다.

2026년 2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사진전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오래된 주택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한 '연희정음'과, 1962년 완공 이후 한·프 건축사의 상징이 된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축으로 펼쳐진다.

한국 현대건축 1세대 김중업(1922~1988)과 근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의 운명적 만남이 전시의 출발점이다.

이들은 1952년 베네치아 국제예술가 회의에서 처음 대면했다. 이 경험은 김중업의 건축 세계에 결정적 전환을 낳았고, 1962년 완공된 주한프랑스대사관은 프랑스의 합리성과 한국의 공간 전통이 교차하는 대표작으로 자리했다.

가장 큰 화제는 오랫동안 일반에 공개된 적 없는 '진해 해군공관'의 현재 모습을 국내 대표 건축사진가 김용관의 작업으로 선보인다는 점이다. 한국 전통 지붕과 힘 있는 기둥, 물과 빛의 공간, 둥근 천공 등 김중업의 실험적 디테일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부산대 인문관, 경남문화예술회관, 서산부인과, 태양의 집 등 변형·철거로 원형을 보기 어려운 작품들도 사진으로 시간의 퇴적을 기록한다.

프랑스 사진가 마누엘 부고는 르 코르뷔지에의 인도 프로젝트를 장기간 기록해 온 시선으로 '찬디가르' 시리즈를 소개한다. 김중업이 르 코르뷔지에 사무실에서 도면을 그렸던 현장의 어휘를 현재의 이미지로 소환하며, 두 건축가의 협업 흔적을 오늘의 맥락에서 읽어낸다.

디자이너 박종선은 영화 '기생충'의 가구로 알려진 작업 세계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주택으로 사용된 연희정음 공간에 가구를 배치한다. 관람자가 앉고 머무는 행위를 통해 '보는 것'을 넘어 '사는 것'으로서의 건축을 체험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건축적 언어다.

전시는 2개 공간에서 이어진다. 11월 6일부터 연희정음에서는 김중업이 설계한 주택 자체가 전시장이자 작품으로 기능하고, 11월 7일부터는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사진 전시가 열린다.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11월 8일 오후 3시에는 사진가 김용관·마누엘 부고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 11월 22일 오후 3시에는 연희정음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김종석과 주한프랑스대사관 리모델링의 윤태훈이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건축작업의 과정'을 주제로 대화를 연다.

고려대학교 김현섭 교수가 김중업의 사유를 학문적·실천적 차원에서 조명하는 행사도 진행된다. 세부 내용·신청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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