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출간 당시, 저자가 서문에 쓴 말이다. 솔직하면서도 이 강렬한 고백은 책을 단숨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려놨다.
세계 경제 이면을 폭로해 전 세계에 충견을 안긴 이 책이 20년 만에 ‘완전판’으로 돌아왔다. 이번 개정판에는 12개 챕터를 새로 추가했다. 트럼프 시대의 관세전쟁, 코로나19 이후의 공급망 붕괴, 그리고 AI 경제가 낳은 새로운 착취 구조까지 포괄한다.
저자는 1970년대 대외적으론 미국 대형 컨설팅 회사의 수석 경제 전문가로 일해왔다. 실상은 ‘경제 저격수’(Economic Hit man). 표적이 된 개발도상국에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떠안겨 경제적 종속 상태로 만드는 일이었다. 저자는 “폭로 이후에도 경제 저격수 전략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같은 수법을 경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은 냉전 이후의 경제 질서가 어떻게 ‘부채의 제국’을 탄생시켰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달러 시스템, 파나마 운하 재협상, 인도네시아와 에콰도르의 부채 위기, 스리랑카의 항만 운영권 상실 등 세계적 부의 재편 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록한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패권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신냉전 속에서 ‘누가 세계를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 저자는 “실상은 소수의 번영을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는 경제”라며 “누구도 쉽게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고백은 단순한 과거의 고발이 아니라, 오늘날 뉴스 뒤에 숨어 있는 경제 권력 구조를 해독할 일종의 경제 해설서이자 동시대의 경고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