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권우 인턴기자) 가을의 향기 속, 책과 예술이 한자리에 어우러지는 색다른 전시 '책방지기의 미술관'이 부산에서 막을 올린다.
부산문화재단은 오는 23일부터 복합문화공간 F1963 석천홀에서 '책방지기의 미술관' 전시를 개최한다.
약 600평 규모의 문화재생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부산의 독립 책방 6곳과 시각예술 작가 9인이 협업하여 '읽는 공간'을 '느끼는 전시'로 확장하는 혁신적인 시도다. 책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세대와 취향을 초월해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부산 각 지역의 골목을 지키고 있는 6개 책방(나락서점, 동주책방 두두디북스, 무사이, 책과아이들, 크레타)이 참여한다. 각 책방은 '집과 도시', '일상의 소중함', '사유와 자유' 등 고유의 주제를 담아 공간을 구성하고, 그 이야기가 담긴 큐레이션 도서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한다. 관람객은 마치 책방지기의 서재를 거니는 듯, 원하는 책을 펼쳐보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책방의 주제 공간은 시각예술 작가들의 손을 거쳐 감각적인 미술관으로 변모한다. 류경하·서영·위수빈·최고은·황승연 등 5명의 청년 시각예술 작가들은 책방별 주제와 융화되는 설치 및 회화 작품을 선보이며, 책 속의 이야기가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여정의 풍경이자 감정의 파동이기도 한 작품들은 책과 어우러져 더욱 풍부한 감각의 울림을 전한다.

또한, 부산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작가 김재경·우징·윤민섭·이정윤도 참여하여 전시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들은 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책의 한 장면 같은 설치 작품, 그림책 속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작품 등을 통해 관람객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전시장을 다채롭게 연출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참여형 활동과 독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책방에서 큐레이션한 도서들을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으며, 각 책방 공간에서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등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책을 귀로 감상할 수 있는 오디오북 공간과 자유롭게 독서하며 전시장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독서존은 책과 예술의 융합을 온전히 체험하게 한다.

전시 기간 중인 11월 1일에는 부산 뮤지션들의 공연과 책 이야기를 함께 즐기는 'B스테이지' 공연이 열리며, 지역의 책 문화 및 문화예술 관련 다양한 주제로 소통할 수 있는 연계 행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부산바다도서관 등 이채로운 독서문화 행사를 주도해 온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이사는 "텍스트와 그림은 서로 다른 언어로 존재하지만 이야기는 어디에나 머문다”고 언급하며, "관람객들이 책에서 얻은 사유의 깊이를 예술로 확장하는 새로운 경험을 누리시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별도의 관람료 없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으며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부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부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