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진 毛, MZ도 훅 간다…영화 '스크림' 그녀의 고백[메디로그]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1월 09일, 오전 05:00

© News1 DB
"20대 중반, 아직 너무 어리고 젊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한 움큼씩 빠져나가는 게 눈에 훤히 보이더군요.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깨달았죠,
제 몸이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는 걸" 영화 '스크림' 과 미드 '히어로즈' 시리즈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배우 헤이든 파네티어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랜 알코올 의존으로 인해 간 기능이 손상되고,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탈모 증상을 겪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녀는 20대 후반부터 술과 진통제에 의존하다 30세 무렵 간이 망가지기 시작했고, 황달 증상과 함께 두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8개월의 집중 치료를 거쳐 지금은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지만, 당시의 경험은 '스크림' 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었다.

헤이든 파네티어의 사례는 알코올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간이나 위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발과 피부 등 사람의 외형적인 요소에도 큰 연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과음으로 인한 영양 결핍과 호르몬 불균형, 산화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간접적으로 모낭 기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헤이든 파네티어가 알콜중독으로 인해 심각한 탈모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출처=인스타그램

포르투갈 연구진 "알코올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조기 백모' 더 빈번"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은 포르투갈 포르투대학교 연구팀이 6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은 알코올과 설탕이 많은 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에게서 모발 밀도 감소와 조기 백모(흰 머리카락)가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는 17개의 국제 논문을 종합한 분석 결과를 따른 것으로 과도한 음주와 고당 음료 섭취가 체내 산화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비타민 D, 아연, 단백질 같은 필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뉴욕포스트 역시 최근 '술과 탄산음료가 머리를 희게 만들고 빠지게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식습관이 모낭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모발의 색과 두께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기관의 발표를 인용했다.

세계적인 의료기관들도 같은 경고를 내놓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장기적인 음주가 간 기능 저하를 유발해 단백질과 미네랄 흡수를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간이 손상되면 체내 해독 기능이 떨어지고, 모근으로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이 줄어 모발이 점점 가늘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학원은 과음이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켜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리고, 남성호르몬인 DHT 수치를 높여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같은 해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술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강한 산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모낭 세포의 DNA를 손상하며, 멜라닌 형성을 억제해 조기 백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스트레스성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호르몬 균형 깨뜨려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리학적 구조로 살펴보면 그 원인과 결과는 의외로 매우 단순하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소화기관이 단백질과 아연, 철분, 구리 등 주요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모발의 성장 단계가 짧아지며 새로 나는 머리카락이 가늘고 힘없이 자란다.

동시에 과음은 코르티솔(스트레스성 호르몬) 수치를 높이고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려 모낭의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여기에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정한 화학물질들이 두피의 염증을 촉진시키고 모낭 주변 세포를 공격해 모근의 성장을 늦춘다.

결국 영양 결핍, 호르몬 교란, 산화 스트레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탈모의 진행 속도를 재촉시키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탈모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두피관리, 영양소 공급 등 기본적인 방법 외에 근절해야 할 첫 번째 생활 습관으로 '절주'를 꼽는다.

메이요클리닉은 여성의 경우 와인 기준 하루 한 잔(약 150ml, 알코올 14g), 남성은 두 잔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단 이는 '매일 마셔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메이요클리닉과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은 "일주일 내내 음주를 하게 될 경우 아무리 소량이어도 누적 손상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비타민 D, 철분, 아연 보충, 채소와 통곡물, 콩류, 해조류 등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역시 모발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므로 규칙적인 수면과 금연 습관을 함께 들이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찬가지로 흡연과 음주를 병행하는 사람은 탈모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보고도 있다.

술은 모근이 자라야 할 토양을 사막화 시키는 주범
탈모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지만,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완화될 수 있다. 실제로 탈모가 시작된 사람이라도 잘못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교정하면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회복 징후가 나타난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이나 호르몬성 탈모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미녹시딜, 저출력 레이저 치료, 모발이식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과음은 몸 전체의 대사 균형을 무너뜨려 모발의 생리학적 환경을 교란시키는 탈모의 원인 중 한 가지이다. 파네티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간 기능 저하로 시작된 손상이 영양 결핍과 호르몬 교란으로 이어지고 결국 두피와 모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술이 모근을 직접적으로 파괴하지는 않지만 모근이 자라야 할 토양을 서서히 말려버리는 셈이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두피가 건조해졌다고 느낀다면 먼저 술잔을 내려놓는 것이 현명하다. 머리카락은 건강의 거울이자 몸의 균형을 반영하는 지표다. 금주는 당신의 두피 환경을 다시 비옥하게 만들어줄 첫걸음이 될 수 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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