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 장기화에 항공 대혼란…관광객 어려움 가중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1월 09일, 오후 04:59

뉴욕 존에프케네디 국제공항 승객들 (사진=JFK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되면서 항공관제사 인력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전국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수천 편의 항공편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항은 혼란에 빠지고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관제사 인력 부족과 안전 우려를 이유로 항공편 운항 감축 조치를 시행한 지 이틀째인 이날, 미국 전역에서 1460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6000편이 지연됐다. 전날인 7일에도 1025편이 결항되고 7000여 편이 지연됐다.

특히 평소에도 혼잡한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는 항공편 운항이 평균 282분, 약 5시간 가까이 지연되며 여행객들이 공항 내에서 발이 묶였다.

FAA는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관제사 결근율이 높아지고 남은 인력의 피로도가 누적돼 항공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40개 주요 허브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최대 10%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더 많은 관제사가 출근하지 않을 경우 운항 감축 폭을 20%까지 확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베드포드 FAA 청장 역시 지난주 초 “관제사 중 20∼40%가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심각한 인력난을 우려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전경 (사진=LAX 홈페이지)
이번 사태로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주요 항공사가 모두 영향을 받고 있으며, 국내선뿐 아니라 국제선 일정도 뒤엉켜 여행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새해 예산안과 관련한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농업·식품지원, 국방, 항공운항 등 핵심 행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공무원 급여 중단과 각종 공공서비스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 간 협상이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합의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상원은 일요일인 9일에도 이례적으로 회의를 열어 셧다운 종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협상 진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 상원은 정부 재개와 예산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세제 혜택 연장과 건강보험 개혁, 예산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가 여전히 커 이번 주말 협상에서도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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