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선 윌리 (출처: Walt Disney Studio, 1928,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28년 11월 18일, 뉴욕 콜로니 극장에서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가 역사적인 첫선을 보였다. 7분 30초 분량의 이 흑백 만화영화는 세계 최초의 유성 애니메이션의 탄생 순간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오늘날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 된 미키 마우스다. 귀여운 생쥐는 앞서 5월 15일 단편 무성 애니메이션 '정신 나간 비행기'(Plane Crazy)에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유성 영화인 '증기선 윌리'를 공식 데뷔작으로 삼고 있으며, 그의 탄생일로 기념하고 있다.
1927년 유성 영화로 개봉된 '재즈 싱어'의 성공은 영화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놨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도 무성 영화 시대의 한계를 넘어 소리를 가져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재정난 속에서 사활을 걸고 천신만고 끝에 리듬에 맞춰 정확하게 움직이는 영상과 소리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 이 작품에서 미키 마우스의 톡톡 튀는 목소리와 의성어는 제작자인 디즈니 본인이 직접 연기했다.
'증기선 윌리'는 개봉과 동시에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관객들은 화면 속 캐릭터의 동작에 정확하게 맞춰 울려 퍼지는 경적 소리, 미키의 휘파람 소리, 동물들의 울음소리에 열광했다. 신문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재치와 독창성이 넘치는 오락의 진수"라고 극찬하며, 음향 시설을 갖춘 모든 극장에서 상영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이 성공은 파산 위기에 몰렸던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를 일약 업계의 선두 주자로 올려놓았다. 미키 마우스는 순식간에 미국의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후 디즈니는 캐릭터 상품 사업을 개척하며 오늘날 거대 미디어 제국을 건설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증기선 윌리'는 애니메이션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영화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이정표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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