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타닉호 (출처: Unknown author, 1916,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16년 11월 21일, 타이태닉호의 자매선이자 화이트 스타 라인의 세 번째 올림픽급 선박인 HMHS 브리타닉호가 그리스 에게해에서 침몰했다. 이 비극은 불과 4년 전 발생한 타이타닉호 침몰의 악몽을 되살리는 사건이었다.
원래 대서양 횡단 초호화 여객선으로 설계됐던 브리타닉호는 총 4만 8158톤급으로, 완성 당시 영국에서 가장 큰 선박이었다. 이 배는 자매선 타이태닉호의 설계 결함을 보완해 방수 격벽을 더 높이고 구명보트 설비를 대폭 확충하는 등 안전성이 크게 강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브리타닉호는 영국 왕실 병원선으로 징발되어HMHS(His Majesty's Hospital Ship)를 달았다. 6번째 항해 중이던 이날 오전 8시 12분경, 선체 우현에 강력한 폭발이 발생하며 선박은 빠르게 침수되기 시작했다. 폭발 원인은 독일의 U-73 잠수함이 부설한 기뢰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현재 가장 유력하다.
폭발 충격으로 인해 여러 개의 격실이 동시에 파괴되면서 급속한 침몰을 막을 수 없었다. 브리타닉호는 불과 55분 만에 수면 아래로 사라졌는데, 이는 2시간 40분이 걸렸던 타이태닉호의 침몰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 선장 찰스 바틀렛은 침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배를 케아 섬 해안으로 좌초시키려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승무원들이 구명보트를 성급하게 내렸고, 보트들이 바다 위로 치솟은 거대한 프로펠러에 휘말리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초기 사고로 대부분의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총 1066명의 승선자 중 30명이 사망했다. 그래도 인명 피해가 타이태닉호와 비교해 현저히 적었던 것은, 탑승자 대부분이 훈련된 의료진과 승무원이었고, 전시 규정상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구명보트 수용력이 충분했고, 날씨가 잔잔했던 복합적인 요인 덕분이었다. 브리타닉호는 지금도 케아 해협 146m 해저에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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