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두레 만나고 매출 2배 상승"…주민이 키운 '관광의 힘’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6:01

‘2025 관광두레 전국대회 이음두레’에 참가한 관광두레 졸업 PD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지역 주민이 주체인 ‘관광두레’가 지속가능한 지역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2025 관광두레 전국대회-이음두레’를 개최하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행사에는 전국의 주민사업체, 관광두레 PD,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지역 관광의 미래를 논의했다. 관광두레가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관광두레’는 지역민이 숙박·식음·여행·체험·기념품 등 고유 자원을 활용해 사업체를 창업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주민주도형 관광모델이다. 2013년 경기 양평, 강원 양구 등 5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됐고, 12년 동안 총 147개 지역에서 관광두레 PD 195명과 주민사업체 1350개가 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 상품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날 주민대표와 PD들은 그동안 관광두레와 함께해온 자신들의 성장 스토리를 소개했다. 경북 칠곡의 이상열 ‘꿀벌인’ 대표는 “관광두레를 만나 인생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관광두레 PD의 도움을 받아 벌꿀 제품 디자인, 블로그 홍보, 온라인 스토어 개설 등에 나섰고, 자체 브랜드 ‘꿀도둑’을 출시해 단골 고객층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귀농해서 꿀만 팔 땐 수익이 거의 없었지만, 관광두레를 만나고 3년 만에 매출이 2배 넘게 늘었다”며 “연간 3000명에 가까운 양봉 체험객이 전국서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 ‘서로마을’은 관광두레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서로마을의 매출은 첫해 300만 원 수준에서 현재 3억 원을 넘어서며 100배 넘게 성장했다. 54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의 규모를 고려하면 작지 않은 성과다. 특히 주민사업체의 발굴부터 창업, 경영개선까지 총괄하는 관광두레 PD의 역할이 컸다.

차상혁 PD는 “서로마을은 누구나 오는 곳이 아니라 아이는 운동장에서 놀고, 30대 부모는 카페와 수제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명확한 목표를 처음부터 세우고 설계했다”며 “폐교라는 장소가 갖는 특성을 살리되, 타깃층이 선호하는 콘텐츠와 디자인, 브랜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소개했다.

‘2025 관광두레 전국대회-이음두레’ 행사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부터 관광두레 사업을 이관받아 올해까지 5년째 운영하면서 주민사업체의 성장 가속화와 자립 기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50개 지역에서 49명의 관광두레 PD와 234개 주민사업체가 활동 중이다. 연간 3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주민사업체 역량 강화와 마케팅, 경영 개선 지원 등을 돕고 있다. 올해는 192개 주민사업체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해 약 18만 명의 소비자에게 관광두레를 소개했다.

소비자와 주민사업체를 직접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전국 주민사업체가 모인 지역 특산품 장터 ‘두레미 마켓’은 2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관광두레 최초의 트래블마트인 ‘두레함께데이’에서는 주민사업체와 57개 여행사가 453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 약 1억 5000만 원의 잠정 매출을 올렸다. ‘지역 주민이 만든 관광’이라는 관광두레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실질적인 경제성과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김근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관은 “관광두레는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지역관광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주민 주도의 지역관광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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