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에 한국 찾은 폴스타 CEO "부산은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해 주는 생산 기지"

생활/문화

OSEN,

2025년 11월 21일, 오전 09:17

[OSEN=강희수 기자]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CEO 마이클 로쉘러(Michael Lohscheller)가 우리나라를 찾았다. 폴스타4가 르노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될 예정이고 폴스타 라인업에 탑재될 배터리의 핵심 공급원들이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에 그가 방한 기간 동안 어떤 일정을 소화할 지는 미뤄 짐작이 간다. 

자세한 방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일 오전, 잠시 짬을 내 몇몇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마이클 로쉘러는 작년 10월 폴스타 글로벌 CEO로 선임됐기 때문에 국내 미디어에 직접 노출되는 건 이 번이 처음이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에 오기 전에는 오펠, 빈패스트(VinFast), 니콜라 모터 컴퍼니(Nikola Motor Company)에서 CEO를 했고, 오펠(Opel), 폭스바겐(Volkswagen), 미쓰비시(Mitsubishi)에서는 CFO로 일했다.

르노코리아의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폴스타4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이슈였다. 

중국 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이슈로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구실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이다. 부산 공장의 중요성이 한결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배경에서 "북미는 볼보 현지 공장, 한국은 부산 공장을 활용해 수출하는 ‘투트랙 전략’인가? 한미 관세 이슈에도 부산 공장의 중요성은 여전한가?"라는 질문에 마이클 로쉘러 CEO는 "부산 공장은 앞으로도 전략적 중요성을 유지할 것이며, 지금도 당연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는 유럽, 북미, 아시아 3대 축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가져갈 예정이다. 부산은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해 주는 생산 기지로서 폴스타4를 생산해 북미로 수출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실제로 2주 전 캐나다를 방문해 부산에서 생산된 폴스타4가 북미 지역에 처음 도착하는 것을 목격했다. 부산은 앞으로도 북미 시장에 차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산 공장 위탁 생산을 결정할 당시(2022년)에는 관세 이슈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부산이 생산 거점이 되면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약 100%)는 피해갈 수가 있게 됐다. 생산 거점을 부산으로 선택한 구체적 이유와 향후 내수 판매 계획을 물었다. 

마이클 로쉘러 CEO는 "관세가 하나의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부산 공장의 높은 생산 품질, 비용 효율성, 그리고 전반적인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며 "현재 부산 공장 물량은 북미 수출이 시작에 불과하지만, 품질이 입증된 만큼 향후 다른 시장으로의 확장 기회도 있을 것으로 본다. 내수 판매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미래에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향후 부산 공장 위탁 생산 외에 R&D 센터나 디자인 거점 같은 형태로 한국 내 직접 투자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로쉘러 CEO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영어 속담에 '뛰기 전에 걸어라(Walk before you run)'라는 말이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 북미 시장 소비자가 품질에 매우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우선 부산에서 생산한 차량으로 북미에서의 성공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 성공이 확실해진 뒤에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폴스타는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인데, 최근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에는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며 나스닥 상장 폐지 위기설이 나왔고, 주식 역분할(1:30)도 발표했다.

또 다른 주가 부양책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로쉘러 CEO는 "주식 역분할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일 뿐이며, 폴스타의 실제 사업 운영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우리는 장기적인 신뢰와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리테일 매장을 확대하고 신차를 출시하며 비즈니스 플랜을 이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올해 9월까지 글로벌 리테일 매출이 약 35% 증가했고 고객 만족도 지표도 상승했다. 볼보와의 파트너십도 굳건하다. 행정적 절차보다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리(Geely) 그룹의 지분율이 높아진 상황을 언급하며 신차 개발에나 디자인에서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 우려를 표하자 로쉘러 CEO는 "폴스타는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볼보와 지리 측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이사회 전체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거버넌스(지배구조)도 명확하다. 경영 의사결정과 디자인은 스웨덴 본사에서 주도적으로 진행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폴스타 5'도 궁금했다.

마이클 로쉘러 CEO는 "폴스타 5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전기 퍼포먼스 GT'다. 제로백 3.2초대의 강력한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4명이 넉넉히 탈 수 있는 공간감을 제공해 일상 주행에도 적합하다. 섀시 튜닝부터 디자인, 재활용 소재 활용까지 폴스타의 모든 역량이 응축된 모델이다. 폴스타 4보다 상위 포지션에 위치하며,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격상시키는 '브랜드 쉐이퍼(Brand Shaper)'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고가 라인업(폴스타 3, 5) 투입이 도움이 전기차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어떤 구실을 할 수 있을 지를 묻는 질문에는 "폴스타 4가 '허리' 역할을 하며 대세감을 만들고 있다면, 내년에 출시될 폴스타 3(대형 SUV)와 폴스타 5(GT)는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완성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상위 모델이 출시됨으로써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럭셔리 EV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폴스타는 올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 성장률(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마이클 로쉘러 CEO는 "성장 동력은 단연 '폴스타 4'다. 디자인, 성능, 가격 경쟁력 면에서 한국 시장에 매우 적합한 차량이다. 또한 폴스타코리아와 딜러사들의 노력, 그리고 서울 스페이스와 같은 훌륭한 브랜드 공간이 시너지를 냈다"고 평가하며 "볼보자동차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공유한다는 것이 고객들에게 가장 큰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를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 30여 개 이상의 볼보 서비스 센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경험 많은 엔지니어들이 포진해 있다. 이는 다른 신생 브랜드가 갖지 못한 강력한 차별점이다"고 했다. 

한국 배터리(SK온 등) 탑재 확대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현지 시장 진출 시 해당 지역 부품을 소싱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이번 방한의 주 목적은 특정 계약 체결보다는 한국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영업 현장을 점검하며 성장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파악하는 데 있다. (배터리 제조사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아끼며)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장기적으로 폴스타가 어떤 브랜드 포지셔닝을 취할 것이며 신차(폴스타 5) 전략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묻자 "모빌리티의 미래는 결국 '배출가스 없는 차량'이다. 폴스타의 포지셔닝은 명확히 '프리미엄'이다. 우리는 가격 할인 경쟁 대신 세 가지 축으로 승부한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독창적인 디자인 언어), 퍼포먼스(모터스포츠 DNA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그리고 지속가능성(소재부터 생산 공정까지 친환경 추구)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특히 미래지향적인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다. '펀 드라이빙(Fun Driving)'과 '환경'을 동시에 잡고 싶은 고객층을 공략할 것이다"고 소개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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