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가운데)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600만 관객 돌파 기념행사에서 600만 번째 관람객 가족들에게 인사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600만 관람객 기념행사’에서 이들에게 기념품과 저서를 직접 전달했다. 한국인 아내·장모와 함께 방문한 레서 씨는 “박물관이 굉장히 크고 인상적이라 기대가 크다”며 “특히 ‘이순신전’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딸과 박물관을 처음 찾았다는 노 씨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힘을 느끼려면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을 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너무 멋진 박물관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엔 막내도 데리고 오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80년을 맞은 올해 연간 관람객 최다 기록을 연달아 돌파했다. 지난 11월 5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바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박물관의 세계적 위상도 높아졌다. 영국 미술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박물관·미술관 관람객 수는 △루브르박물관(873만 7050명) △바티칸박물관(682만 5436명) △영국박물관(647만 9952명) △메트로폴리탄미술관(572만 7258명) 순이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은 378만 8785명으로 8위였다.
유 관장은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600만 관람객 수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앞서는 수치이며, 바티칸박물관이 베드로 성당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세계 3위인 것과 다름없다”며 “아시아에선 제일가는 박물관이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람객 증가 배경으로는 ‘K콘텐츠’ 열풍이 우선 꼽힌다. 특히 올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 이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국내외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 수준 높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점도 관광객을 유입하는 요인이 됐다. 박물관을 찾은 조모(18)양은 “전시를 둘러보니 감탄할 만해 600만 관객 돌파가 납득이 간다”며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특히 좋았다. 앞으로 더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뮷즈’도 관람객 유입에 힘을 실었다. 생활 소품과 아트 프린트 등 상품이 다양해졌고, 공모를 통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품 완성도를 높이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누적 매출액 356억 원을 기록, 전년도 연간 매출인 약 213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600만 관람객 달성으로 박물관은 고조된 분위기다. 다만 관람객 증가에 따른 전시공간 확충과 편의시설 확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활용 전시 도입은 앞으로의 과제다.
유 관장은 “박물관 관람객 중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젊은 세대가 배우고 즐기고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600만명 돌파를 계기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박물관은 더 높은 대국민 서비스 기관으로서 박물관 기능을 한 차원 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연간 관람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