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제국 온다… 韓 '문화식민지' 전락 공포[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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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전 06:01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워너브러더스) 인수 성사 여부에 국내 콘텐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품으면 영화·스트리밍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플랫폼 괴물’로 진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추진 중인 세계 최대 OTT 플랫폼 넷플릭스(사진=AP)
K콘텐츠 제작사들은 당장은 큰 영향이 없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덩치가 커진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문화 식민지’,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11일 OT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로 약 4억 280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약 3억 명에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 가입자 약 1억 2800만 명을 더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전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점적인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OTT플랫폼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방송사들은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 강화 움직임이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방송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11억 3355만 달러(약 1조 6705억 원)로 10년 새 3배 이상 커졌다. 전체 수출액을 끌어올린 것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한 간접 수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협상력은 떨어진다”면서 “지금도 넷플릭스가 제안하는 조건에 다 맞춰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지식재산권(IP)·2차 저작권 등을 귀속하는 계약을 요구하기에 국내 산업에 자산이 축적되는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K콘텐츠의 성과가 한국 산업의 자산으로 축적하려면 IP와 유통 주도권을 확보하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토종 OTT 육성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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