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거목인 황석영(82) 작가가 ‘제3세계 노벨문학상’으로 불렸던 ‘로터스상’의 명맥을 잇는 문학상을 제정한다. 칼라문화재단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제국주의 유산을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문화예술 협력을 목표로 지난 8월 전북 군산시에서 출범했다. 앞으로 칼라재단은 2년 주기로 군산에서 ‘칼라 페스티벌’(KAALA Festival)을 열 계획이다.
칼라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황 작가는 1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칼라는 단순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아니라, 주변으로 밀려났던 목소리들과 함께 세계를 다시 서사화하려는 시도”라며 “평화와 환경을 위한 문화적 실천은 칼라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술가와 시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온 평화와 생태의 실천을 조명하고 시상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지지하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행위”라며 “‘칼라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이유는 과거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정신을 21세기의 조건 속에서 다시 번역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라(KAALA) 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황석영 작가가 1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재단 출범 의미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 11월께 열릴 예정인 ‘제1회 칼라 페스티벌’의 핵심 행사는 ‘칼라 프라이즈(Prize)’다. 칼라 프라이즈는 △문학 △시각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특별상 등 4개 부문으로 운영된다.
황 작가는 “칼라문화재단이 지향하는 문화 연대는 남남협력(남반구 국가 간 협력)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의 장을 여는 것”이라며 “문학, 시각예술, 다큐멘터리 영화는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모두 인간의 존엄, 공동체의 기억을 다룬다는 점에서 조명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 놓여 있다”며 “남반구 국가들과 새로운 문명에 대해 연대하는 일은 미·중 중심의 질서를 넘어서는 하나의 길”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