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40분 vs 설질 승부…스키장 전쟁 시작됐다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전 06:02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국 주요 스키장이 지난달부터 잇따라 문을 열며 본격적인 동계 스키 시즌을 시작했다. 고환율에도 여전히 뜨거운 해외 여행 열풍이 변수로 꼽히지만, 수도권과 강원권을 중심으로 한 근거리 겨울 레저 수요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본격적인 스키 시즌 개막으로 설질(雪質)을 비롯해 시간제 리프트권, 모바일 예약, 가족·체험형 프로그램 등 각종 콘텐츠와 편의 서비스를 앞세운 손님 모시기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각기 다른 입지 조건, 타깃 고객층에 맞춘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정통’임을 자처하는 강원권 대형 리조트들은 설질 관리와 슬로프 경쟁력을 앞세운 반면 수도권 스키장들은 접근성을 무기로 평일 퇴근 이후와 주말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요 스키장 운영·요금
◇시간과 접근성 앞세운 수도권 스키장

엘리시안리조트에서 스키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
수도권 인근 스키장들은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원 춘천 ‘엘리시안 강촌’은 지난 6일 개장하며 시즌에 들어갔다. ITX 청춘열차를 이용하면 서울 도심에서 1시간 이내 도착이 가능하고, 백양리역 하차 후 바로 스키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차량 없이 ‘전철 타고 갈 수 있는 스키장’이라는 장점을 살려 수도권 직장인과 대학생 수요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엘리시안 강촌은 이번 시즌 운영 방향을 쾌적성·편의성·안전·체험성(CLEAN·SMART·SAFETY·FUN)으로 설정했다. 슬로프와 장비 상태를 정비해 쾌적성을 높이고 시간권 리프트 상품을 확대해 개인별 체류 패턴에 맞는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외국인 전용 렌털 하우스 리뉴얼과 외국인 스키학교 운영, 영문·중문 안내 사인 표준화와 QR 가이드 도입 등 인바운드 대응도 강화했다.

헬멧 신규 도입, 전자식 물품 보관함 확충, 스포츠안전재단 공동 안전 캠페인 등 안전 부문도 강화했다. RFID 기반 출입 시스템과 모바일 이용권 자동 인식 기술을 고도화해 리프트 탑승 대기 시간을 줄이는 등 동선 효율성도 개선했다. 키즈 눈놀이터와 펀(FUN)파크, 야간·심야 패키지 등 체험 요소도 보강했다.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전경
지난 10일 개장한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은 프리미엄 스키장 콘셉트로 시즌 공략에 나섰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에서 10분, 서울 강남에서 40분 내 접근이 가능한 입지 조건을 앞세워 수도권 최대 프리미엄 스키장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대 폭 154m의 8면 광폭 슬로프와 시간당 1만 5000명을 수송하는 고속 리프트를 갖춘 곤지암리조트의 특징은 운영 방식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시간제 리프트권과 슬로프 정원제, 모바일 퀵패스를 통해 혼잡도를 관리하고 대기 시간을 줄였다. 모바일 앱 하나로 예매·결제·렌털·입장이 가능한 구조를 통해 이용 효율을 높였다.

초급 강습자 전용 프라이빗 슬로프와 정상에서 베이스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파노라마 슬로프를 운영해 초·중급자 비중이 높은 수도권 수요에 맞췄다. 성수기엔 얼리모닝 운영을 확대해 주말·공휴일 오전 7시, 주중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프리미엄 강습 프로그램을 비롯해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애프터 스키 콘텐츠도 함께 운영한다.

비발디파크 스키장 전경
춘천과 홍천 경계에 자리한 ‘비발디파크’는 이달 초 스키장과 겨울 테마파크 스노위랜드를 동시 개장했다. 총 10개 슬로프와 10기 리프트를 운영하며, 초급 발라드 슬로프를 시작으로 중급 재즈, 상급 테크노 슬로프를 순차적으로 개방한다. 해발 580m에서 시작하는 상급 ‘락’ 슬로프 재운영으로 상급자 수요도 겨냥했다.

비발디파크의 특징은 긴 운영 시간이다. 19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심야 스키를 새벽 3시까지 운영한다. 가족 단위 이용객은 3만 3000평 규모 겨울 테마파크 스노위랜드에서 눈썰매 외에 다양한 체험형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다.

◇설질과 슬로프 경쟁력 강화한 강원권 스키장

강원도 평창의 모나용평 스키장
강원권 스키장들은 설질과 슬로프 경쟁력을 앞세워 스키 시즌 공략에 나서고 있다. 평창 ‘모나용평’은 조기 수요 선점을 위해 국내 스키장 가운데 가장 빠른 지난달 21일 개장했다. 28면 슬로프와 14기 리프트를 운영하는 국내 대표 스키장으로 장기간 축적된 제설·슬로프 운영 노하우를 활용한 양질의 설질 유지와 관리가 장점으로 손꼽힌다.

초·중급 핑크 슬로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 슬로프를 순차 개장하는 모나용평은 체험형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크리스마스 공연과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 외국인 스키 페스티벌, 시즌 피날레 행사 등 체류형 겨울 리조트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하이원리조트 스키장 전경
정선 ‘하이원리조트’는 예년보다 일주일 빠른 지난달 28일 문을 열었다. 총장 21㎞에 이르는 슬로프를 보유한 하이원은 초급자용 슬로프와 눈썰매장을 우선 운영하고, 이후 15면 슬로프와 겨울 체험 시설 ‘스노우월드’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케이블카 없이도 이용 가능한 눈썰매장은 썰매 시설에 투명 돔과 방풍벽을 설치해 기상 변수에 따른 이용 불편을 줄였다. 시즌 초 할인 프로모션과 수험생 대상 특가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오크밸리 스키장
원주 ‘오크밸리’는 12일부터 초·중급 3개 슬로프 운영을 시작했다. 슬로프 정상에 전망 구간을 새롭게 마련하고 메인 베이스 광장은 휴식과 체류를 고려해 재단장했다. 인기 게임 ‘쿠키런’과 체험형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시즌 스키장은 접근성과 시간 활용도를 앞세운 수도권과 설질, 슬로프 경쟁력을 강조한 강원권 등 마케팅 전략이 뚜렷하게 갈린다”며 “해외 여행 변수에도 불구하고 근거리 겨울 레저 수요는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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