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뒤의 치열한 삶을 그리다"…박근형이 선보일 예술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2월 19일, 오후 03:28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의 연출과 배우들. © 뉴스1 김정한 기자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가 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 내년 3월 1일까지 이어진다. 시즌 4번째인 이 작품은 연극 무대의 화려한 커튼콜 뒤에 남겨진 고독과 허무를 묵직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선생님 역의 배우 박근형 정동환 및 노면 역의 송승환, 사모님 역의 송옥숙 정재은, 연출 장유정 등 참석해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사회는 오만석이 맡았다.

이 자리에서 장유정 연출은 "배우들이 무대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며 "관객들이 와서 명배우들을 만나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형은 "이 작품 속 배역인 '선생님'과 나 자신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배우들의 조화로운 협업을 통해 인간적 고뇌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환은 "'연극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종교'라는 피터 쉐퍼의 말에 의지하며 이번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기존 '더 드레서'와는 또 다른 작품"이라고 했다.

송옥숙은 "연말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며 "밀도 높은 스토리와 연기를 통해 예술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평생 셰익스피어 극을 연기해 온 노배우 '선생님'(Sir)과 그의 곁을 16년간 지킨 드레서 '노먼'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영국이다.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닌, 공연 직전의 긴박한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기억력을 잃어가는 노배우의 고뇌와 그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먼의 애증 섞인 관계는 인간의 집착과 생존 본능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외부적 파괴와 노화라는 내부적 붕괴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무엇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지 묻는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예술의 숭고함과 그 이면에 감춰진 비루한 진실을 동시에 목격하게 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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