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 "재주가 참 많았던 친구"…연극·뮤지컬계, 故 윤석화 추모 물결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후 04:50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재주가 참 많은 친구였어요. 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친구였는데…”

‘연극계 대모’ 손숙이 19일 숨진 후배 배우 윤석화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윤석화는 이날 오전 9시 53분께 뇌종양 투병을 하던 중 69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손숙은 고인과 인연이 각별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선후배이며, 연극 ‘신의 아그네스’, ‘세자매’ 등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손숙은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어린 후배가 갔는데 나이 많은 선배가 뭐라 말하겠나”라면서도 “석화가 마지막으로 했던 공연인 ‘햄릿’ 인터뷰 당시 ‘70세에 해야할 게 있다’고 말해 우리가 ‘멀었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한창 일할 나이인데, 자기가 우리를 보내야지 일찍 가 괘씸하다”며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많이 하고 갔고, 애들도 잘 키우고 갔다”고 덧붙였다.

손숙은 “두 달쯤 전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며 “병원에 갈 때마다 석화가 눈도 못 뜨고 말도 못해 힘들어보여 나도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고인에 대해선 “스타가 태어나기 힘든 연극계에서 스타가 된 인물”이라며 “월간 ‘객석’도 창간하고 사는 동안 나름대로 엄청 애썼다”고 평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도 고인과 각별했던 기억을 꺼내며 후배로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남경주는 “좋은 선배셨고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선배셨다”며 “뮤지컬을 시작할 때 국내에서 탭댄스 슈즈를 구할 수 없었는데 누님이 나를 집에 데려가 슈즈를 선물해주셨다”고 소회했다.

이어 “누님 덕분에 어려웠던 시절을 잘 견뎌, 감사하다고 조화에 적어 보냈다”며 “누님의 빈 자리를 저도 받들어서 이어갈 것이고, 그게 제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화의 사망 소식에 연극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윤석화 선생님은 한국 연극계의 큰 기둥이자,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과 가치를 누구보다 일찍 인식하고 실천하신 분”이라며 “재단의 기반을 다지고 연극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확대를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노고는 한국 공연예술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우 오만석은 이날 연극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서 “안타깝게도 윤석화 선생님께서 별세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이날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1일이며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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