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90년대생 작가 박지은, 윤영빈, 정이지가 참여해 신작과 국내 미공개 발표작을 포함한 회화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하양’은 바깥 세계와 연결되며 정체를 형성해 가는 텅 빈 화면을 은유하는 동시에 전시 공간으로서의 화이트 큐브(white cube)를 의미한다. 디지털 환경을 살아가는 동시대 작가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각자의 회화 언어로 재구성하는지를 살펴본다.
박지은 작가의 ‘JOKER’(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
윤영빈은 현실의 풍경 대신 클립아트, 포토 프레임, 팬시 용품 등 디지털로 가공된 이미지를 수집·조합해 회화로 옮긴다. 다소 가볍게 보이는 이미지들도 캔버스 위에서 질감이 살아나고, 붓의 흔적과 물감 자국을 통해 회화의 특성이 또렷해진다.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를 자유롭게 차용하는 태도를 통해 회화 작가의 역할을 ‘창작자’가 아닌 ‘전달자’로 재정의한다.
정이지는 무한 스크롤의 속도에 저항하며 느린 회화의 시간을 구축한다. 직접 촬영한 스냅 사진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삭제하고 핵심만 남기는 편집 과정을 거쳐, 캔버스를 사실 재현의 공간이 아닌 분위기와 감정, 감각이 머무는 화면으로 만든다. 그의 회화는 만화의 한 컷이나 영화·드라마의 프레임처럼 납작해진 동시대의 시각 경험과 맞닿아 있다.
정이지 작가의 ‘티끌 없는 미소를 보인다’(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