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100년 만에 돌아온 건축유산 '관월당', 특별전 개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전 11:25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조선시대 건축물 ‘관월당’이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관월당’은 해외로 반출된 한국의 건축유산이 온전한 형태로 환수된 첫 사례다.

관월당의 해체 전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광복 80주년을 맞아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계조당에서 관월당의 여정을 조명하는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관월당’은 조선 후기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왕실 관련 사당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 일본으로 반출돼 도쿄를 거쳐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사찰 고덕원(高德院) 경내에서 약 100년을 머물렀다.

지난 6월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佐藤孝雄)의 기증을 통해 한국으로 귀환했다.

이번 전시는 관월당의 귀환을 기념하고, 그 과정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해체됐던 관월당의 부재들과 함께, 귀환 과정을 담은 기록을 통해 관월당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된다. 문화유산 반환이 여러 주체의 책임과 역할 분담을 통해 함께 추진해야 할 공공의 과제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에선 관월당의 대표적인 해체 부재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의 주요 구조재인 종량, 종도리를 받치는 대공, 박공 지붕의 구조적 지지가 특징이다.

치장(꾸미거나 모양을 냄) 역할을 겸하는 소형 부재인 초엽, 용문·거미문·박쥐문·귀면문 같은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암막새 기와 등 각 부재의 역할과 기능, 상징성 등도 엿볼 수 있다.

이날 오후 개막식에선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해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관계자, 관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관월당을 조건 없이 기증하며 한일 양국의 우호와 교류 증진에 기여한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에게 ‘대통령 표창’이 전달될 예정이다.

사토 주지는 고고학자이자 종교인으로서 ‘문화유산은 마땅히 그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념 아래, 해체와 운송비용 일체를 자비로 부담하며 관월당의 귀환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았다.

경복궁 관람객은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매주 화요일(경복궁 휴궁일)에는 휴관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약 100년 만에 이뤄진 관월당의 반환 여정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환수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외에서 돌아온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민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 기회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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