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100주년…다시 읽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전 05:3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로 꼽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 ‘댈러웨이 부인’이 출간 100주년을 맞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4번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BBC가 선정한 ‘반드시 읽어야 할 100대 소설’ 중 하나로도 꼽힌 이 작품은 20세기 영미 문학과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발표된 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강렬한 울림을 전한다.

‘댈러웨이 부인’은 단 하루, 1923년 6월 런던의 어느 여름날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클래리사 댈러웨이가 저녁 파티를 준비하는 동안 그의 의식 속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 삶과 죽음, 사랑과 상실이 쉼 없이 교차한다. 울프는 전지적 시점과 의식의 흐름 기법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20여 명에 이르는 인물들의 내면을 촘촘하게 포착한다. 빅벤의 종소리, 거리의 소음, 공원의 바람 소리까지 소설 속에 스며들며 하나의 거대한 심리적 풍경을 완성한다.

작품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사회가 겪은 균열과 상처를 예리하게 비춘다.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군인 셉티머스, 그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사회의 폭력, 그리고 상류층의 우아한 일상 뒤에 감춰진 공허와 불안은 당시의 시대상을 넘어 오늘날까지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울프는 개인의 고독, 계급과 젠더의 문제, 삶의 유한성을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문체로 풀어내며 모더니즘 문학의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댈러웨이 부인’은 찰나의 순간 속에서 영원을 포착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속에 인간 존재의 깊이와 삶의 본질을 담아낸 소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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