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데우는 동심의 마법"…이사라 '원더랜드: 소프트 윈터'전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12월 30일, 오전 07:23

이사라, Wonderland, 42x42cm, Acrylic on canvas, sky blue frame, 2025 (갤러리 나우 제공)

2026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차가운 겨울 공기를 따스한 동심으로 데울 특별한 전시가 찾아온다. 갤러리 나우는 내년 1월 7일부터 31일까지 작가 이사라의 개인전 '원더랜드: 소프트 윈터'(WONDERLAND: SOFT WINTER)를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구축해 온 환상적인 '원더랜드'를 겨울의 포근한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 이사라 작업의 중심축은 언제나 '무명소녀'다. 캔버스 속 소녀의 크고 맑은 눈망울은 관객을 과거의 어느 지점, 즉 세상 모든 것이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유년 시절로 안내하는 매개체다.

작가는 익명의 소녀를 통해 관객 각자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순수함을 일깨운다. 여기에 익살스러운 몬스터와 몽글몽글한 형상의 ‘럭키베어’가 더해져, 전시장 전체를 마치 달콤한 꿈의 파편들이 흩뿌려진 유토피아로 변모시킨다.

이사라, Wonderland, 116x150cm, Acrylic on wood, 2025, Pop Orange frame (갤러리 나우 제공)

전시는 언뜻 보기에 화려하고 귀여운 캐릭터 중심의 '네오팝'(Neo-Pop)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작가의 고통스러운 수행적 노동이 존재한다. 작가는 나무판 위에 수십 번의 색 층을 쌓아 올린 뒤, 칼끝으로 수만 번의 선을 긋는 '스크래치' 기법을 고수한다. 이 촘촘한 선들은 단순한 패턴을 넘어 시간과 감정을 새긴 내밀한 기록이자 상처, 혹은 우주적 질서가 된다. 단단한 표면 위에 새겨진 다정한 균열은 역설적으로 관객의 마음을 부드럽게 파고드는 통로가 된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소프트 윈터'처럼, 이사라가 그려내는 겨울은 차갑지 않다. 뽀얗고 환상적인 작가 특유의 색채는 찬바람을 녹이는 작은 난로가 되어 관객을 맞이한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잊고 지낸 '내 안의 원더랜드'를 회복하라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다.

겨울의 문턱에서 만나는 이 포근한 기적을 통해 관객은 작가가 직조한 눈부신 색채와 정교한 선들 사이를 유영하게 된다.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의 짧지만 강렬한 타임슬립을 경험할 시간을 만날 수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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