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연행음청 건·곤(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청나라에 다녀온 뒤 작성한 견문록 '열하일기'의 초고본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박지원이 청나라 북경과 열하 등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경험을 정리한 '열하일기'가 처음 제작될 당시의 모습을 담은 자료다. 청에서 귀국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고본에 해당하는데, 국내외에 전하는 여러 전사본 '열하일기'는 이 자료를 저본으로 목차와 순서, 내용 등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 소장된 '열하일기' 초고본 자료는 총 10종 20책으로 구성돼 있다"며 "하지만 일부는 박지원의 친필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그의 후손과 문인에 의해 첨삭·보완된 과정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국가유산청은 박지원의 친필 고본으로 판단되는 4종 8책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해당 자료는 정본에 존재하지 않는 서학 관련 용어와 새로운 내용이 수록된 연행음청 건·곤(2책), 가장 초기 고본의 모습을 보이는 연행음청록 4·연행음청기 3(1책), 서문과 단락을 갖춘 고본 열하일기 원·형·이·정(4책), 정본에 없는 내용을 다수 수록하고 있는 열하피서록(1책)이다.
'열하일기' 열하피서록(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처음 제작될 당시의 형태와 저자인 박지원 및 그 후손 등에 의해 수정·개작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며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서로 당대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으로 볼 때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또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 3건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화기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59년(영조 35년)이라는 제작 연대, 오관 등의 제작자, 현등사라는 원봉안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현존하는 18세기 경기 지역 불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경기 지역의 불화와 화승들의 화풍, 18세기 불화의 흐름을 잘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총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국가유산청 제공)
j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