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가유산청)
청에서 귀국한 박지원이 작성한 가장 초기의 고본(저자가 친필로 쓴 원고로 만든 책)에 해당된다. 국내외 여러 곳에 전하는 다양한 형태의 전사본(다른 사람이 베껴 쓴 책) ‘열하일기’는 이를 저본(옮겨 적을 때 근본으로 삼는 책)으로 목차, 순서, 내용 등이 구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단국대학교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열하일기 초고본 자료’는 총 10종 20책이지만, 모두 박지원의 친필 고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의 후손과 문인에 의해 첨삭·보완된 과정을 볼 수 있다.
10종 20책 중 박지원의 친필 고본인 4종 8책의 자료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처음 제작될 당시의 형태와 저자인 박지원 및 그 후손 등에 의해 수정·개작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며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서로 당대 조선 사회에 끼친 영향력 등으로 볼 때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도 보물 지정예고됐다. 화기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59년(영조 35년)이라는 제작 연대, 오관 등의 제작자, 현등사라는 원봉안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아미타여래가 극락에서 여러 권속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표현했으며 중앙에 크게 배치한 아미타여래를 중심으로 나한, 팔금강, 팔부중 등 권속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존상의 위계에 따라 채색과 크기를 달리 표현해 40여 존상이 함께 그려져 있음에도 안정적이다.
이 작품은 당시 경기 지역의 불화와 화승들의 화풍, 18세기 불화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서울·경기 지역의 아미타설법도 중에서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르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정확한 제작 시기를 알려주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지만, 통일신라 하대인 9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석불은 광배가 없어지고 왼쪽 손목 아랫부분이 일부 결실됐다. 그러나 불신과 대좌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고,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비례와 섬세한 조각 수법이 돋보인다.
전라 지역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9세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으로 통일신라 하대 불교 미술의 지방 확산, 불상 양식의 지역적 전파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실물 자료다.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은 수조각승 승호를 비롯해 수연, 보장, 인원, 처행 등의 조각승들이 1682년(숙종 8년) 완성해 신흥사에 봉안한 작품이다.
제작 관련 정보들은 우협시 보살좌상에서 발견된 조성 발원문을 통해 알 수 있다.
경상도 지역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승호는 불석을 잘 다루었던 조각승으로, 현존하는 그의 작품은 대부분 불석으로 만든 것이다.
이 지역에서 유행한 불석제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승호의 작품 중 주전각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이른 사례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경상 지역 조각과 조각승들의 활동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 오늘날까지 원 봉안처에 남아 있다는 점 등에서 미술사적·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가지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사진=국가유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