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 방한 관광객 시대 가속…관광공사 사장에 '광고 전문가' 선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12월 31일, 오후 07:42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2년째 장기 공석이던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30년 경력 광고·마케팅 전문가가 전격 선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글로벌 광고·마케팅회사 제일기획의 박성혁(사진) 자문역(전 부사장)을 제27대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했다. 임기는 2028년 12월 말까지 3년이다. 공사 사장 임명은 지난 2024년 1월 전임 김장실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지 정확히 23개월 18일 만이다.

이날부터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한 박 신임 사장은 임명장 수여식과 취임식 없이 서울 중구 공사 서울 사무소로 출근해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신임 사장은 국제적인 마케팅 역량과 조직 경영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K-관광의 패러다임 전환과 방한 관광객 3000만 명 조기 달성에 큰 역할을 할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박 신임 사장은 제일기획은 물론 광고·마케팅 업게에서 ‘해외통’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1993년 입사 이후 30여 년간 독일과 영국, 뉴욕 등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법인장과 총괄장을 역임했다. 2023년 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전체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부문장(부사장)으로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법인장 시절엔 적자에 놓인 법인을 흑자 전환하는 등 경영 성과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대기업 계열 글로벌 광고·마케팅 전문가를 낙점한 건 방한 관광시장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관광·여행 등 관련 업계에선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실무와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박 신임 사장 선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 신임 사장은 임명 전까지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의 연결고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신임 사장은 여러 사장 후보군 가운데 다양한 문화와 언어권을 대상으로 광고·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본 경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한 여행의 패턴이 단체에서 개별 여행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성향에 맞춘 ‘멀티 마케팅’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방한 외래 관광객은 역대 최대인 1870만 명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일본, 중국, 대만 등 주변 국가 비중이 50%가 넘는 등 시장 다변화가 시급한 상태다.

관련 업계는 박 신임 사장이 ‘케데헌’ 등 한류 열풍으로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도 등 대내외 환경을 활용한 방한 관광객 유치 등 K-관광 전반의 마케팅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고환율로 한국 여행의 가격 경쟁력에 올라간 상황에서 미주와 유럽 시장 경험이 풍부한 박 신임 사장이 실력 발휘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서원석 한국관광학회장은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 관광 수요를 견인하는 시점에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가 공사 사장에 선임된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관광 정책의 현장 실행기관인 관광공사의 역할과 기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