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오브 노스 아메리카 (출처: Helen C. Perkins, 201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782년 1월 7일, '뱅크 오브 노스 아메리카'(Bank of North America)'가 미국 최초의 국립은행으로 설립됐다. 이는 파산 위기에 처한 신생 독립국 미국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1780년대 초, 대륙회의는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했다. 영국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수 물자 보급은 끊겼고, 무분별하게 발행된 '대륙 지폐'는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실상 종잇조각으로 전락했다. 군인들의 봉급은 체불되었으며, 군 내부에서는 반란의 조짐마저 보였다.
이때 재무 총감으로 임명된 로버트 모리스는 국가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타개책으로 상업 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그는 1781년 5월 대륙회의로부터 은행 설립 승인을 받아냈고, 개인 자산과 프랑스로부터 빌린 차관을 기반으로 자본금을 확보했다.
뱅크 오브 노스 아메리카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금과 은으로 태환이 가능한 은행권을 발행해 통화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민간 투자자들의 자본을 유치하여 공공의 목적에 활용하는 민관 협력의 초기 모델을 제시했으며, 대륙 군대에 절실히 필요했던 단기 대출을 제공하여 전쟁 수행 능력을 극대화했다.
비록 초기에는 주 정부의 권한 침해를 우려한 반대파들의 거센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이 은행이 증명한 '신용의 힘'은 훗날 알렉산더 해밀턴이 설계한 '미국 제1은행'(First Bank of the United States)의 직접적인 모태가 됐다. 뱅크 오브 노스 아메리카는 무질서했던 식민지 경제를 중앙 집중적인 근대 금융 체제로 전환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필라델피아 체스트넛 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이 작은 행보는 미국이 군사적 독립을 넘어 경제적 자립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첫걸음이었다. 이로써 미국은 전비를 충당하고 국가 신용을 재건하며, 세계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