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이 시대의 사랑'전 전경 (조현화랑 제공)
조현화랑 서울은 다음 달 8일까지 이소연 작가의 개인전 '러브 오브 디스 에이지'(Love of this Age, 이 시대의 사랑)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작 12점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내면의 기록과 장소의 기억을 통해 생성된 다층적 자아를 화이트큐브 공간 안에 펼쳐놓는다.
최승자 시인의 시집에서 빌려온 전시 제목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변하지 않는 감정의 강도를 상징한다. 전시장 벽면은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검붉은 카민(Carmine) 색으로 칠해져 작가의 내밀한 영역을 물리적 무대로 전환한다.
[Johyun Gallery] Lee So Yeun, Black Dress, 2025, Oil on canvas, 220 x 400 cm (조현화랑 제공)
화면 속 사물들은 20년 전 암스테르담에서 산 촛대, 맥주병, 데이비드 호크니 서적 등 작가가 실제로 소유해 온 것들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가 중첩된 기억의 지층을 이룬다.
전시의 중심에는 관람객을 응시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의 자화상이지만, 전통적인 정체성 표현보다는 서사를 매개하는 장치에 가깝다. 작가는 표정을 제거하고 역광 처리를 통해 인물을 중립적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투사할 여지를 남겼다. 또한 과거 화면 중앙에 고정되었던 인물은 이제 화면 밖으로 이동하거나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며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물과 인물, 색채가 동등한 서사적 주체로 작동하는 복합적인 이야기를 생성한다. 작품을 해석하려고 하기보다는 색, 빛,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