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륙 '센과 치히로' "지브리의 마법, 무대서 펼칠 것"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후 03:49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애니메이션의 마법 같은 순간을 라이브 공연에서 현실감 있게 펼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관객들도 상상력을 동원해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진짜처럼 느껴야 하죠.”

(왼쪽부터) 이마이 마오코 공동번안, 카미시라이시 모네, 존 케어드 연출, 카와에이 리나, 나츠키 마리(사진=CJ ENM)
음악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존 케어드 연출이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라운지에서 열린 미디어 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동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다. 2022년 도쿄 초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2023년 나고야 재연, 2024년 영국 런던 콜로세움 공연, 2025년 중국 상하이 문화광장 공연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왔다.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투어 팀의 공연이 이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무대에 일본 전통 종교와 목욕탕 문화 반영”

작품은 어린 소녀 ‘치히로’가 신들의 세계에 들어가며 벌이는 환상적인 모험을 다룬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오리지널 연출가인 케어드가 연출을 맡아 화려한 세트 디자인과 의상, 섬세한 편곡, 독창적인 퍼펫 등을 완성했다.

케어드 연출은 “미야자키의 영화는 훌륭하고 환상적이지만 많은 장소가 등장해 연극화하기 어려운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주무대인 목욕탕에서 여러 이야기가 교차하는 연극적 구조”라며 “미야자키의 영상을 보며 말이 아니라 이미지만으로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느껴 그런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원작이 일본 전통의 신토 종교와 목욕탕 문화를 담은 만큼, 무대도 일본 전통적 요소를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케어드 연출은 “무대 디자이너인 조 보우서에게 ‘800만이 넘는 신들을 모시는 일본의 신토에 착안했고 그 신들이 목욕탕에 들어가는 이야기’라고 전달했다”며 “디자이너는 모던한 20세기 기법의 무대디자인 한가운데 일본 전통적 ‘노’(能·일본 가면극)무대처럼 목욕탕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무대는 회전하며 다양한 각도를 제시하는데 이번 한국 공연엔 구현돼 있지 않지만 꽃길 무대까지 일본 전통 문화를 반영했다”며 “신토 외 가부키와 스모 등 일본 전통문화 요소들이 무대 디자인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공동 번안으로 참여한 이마이 마오코도 “일본에서 일본인이 만들어 ‘일본스러움’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상에는 보이지 않는 리얼함을 보이게 하는 작업이 중요했고, 일본인이 연기하는 것으로 리얼함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치히로 역의 카와에이 리나(왼쪽 첫 번째), 카미시라이시 모네(가운데), 유바바제니바 역의 나츠키 마리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투어 미디어콜에서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CJ ENM)
◇“자신을 믿고 성장하는 ‘치히로’ 지켜봐주길”

주인공 ‘치히로’ 역은 카미시라이시 모네와 카와에이 리나가 맡는다. 카미시라이시 모네는 도쿄 초연부터 런던 초연까지 참여한 배우다. 카와에이 리나는 아이돌 그룹 AKB48 활동 이후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으며 2024년부터 작품에 합류했다.

카미시라이시는 “항상 두 발로 당당하게 서 있는 치히로는 삐딱하거나 벽에 기대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결단력 있는 행동을 보여준다”며 “한국 어린이들이 치히로의 이런 점과 함께 부모님이 주신 이름의 소중함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카와에이는 “처음엔 무기력한 모습의 치히로가 점차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10살 어린 아이지만 강한 신념을 가지고 사랑을 받고 돌려주며 살아갈 힘을 배우는 과정을 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원작에서 온천의 주인인 유바바와 쌍둥이 언니 제니바의 목소리를 연기한 나츠키 마리는 무대에서도 같은 배역을 맡는다. 그는 “20년 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내 목소리를 듣고 유바바·제니바를 쌍둥이로 결정했던 일이 있었다”며 “무대화가 된다고 해 출연했는데 실제 무대에서 몸으로 연기하는 건 달라 고민이 있었지만 캐릭터를 진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 작품이 개막하게 돼 행복하다”며 “저희 온천이 한국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오는 3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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