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배우이자 아버지였던' 故 안성기…영화계·유족 눈물의 배웅 속 영면(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09일, 오전 11:28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정우성은 고인의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있다. 2026.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국민배우' 안성기가 유족과 영화계 동료들의 배웅 속 영면에 들었다.

9일 오전 7시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출관 절차가 진행됐다. 이후 오전 8시부터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인의 장례 미사가 열렸다.

후배 연기자 정우성은 영정을, 이정재는 금관문화훈장을 들었다. 설경구, 박철민,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등은 운구를 맡았다. 이 외에도 현빈, 변요한, 정준호, 박상원, 한예리, 안재욱, 오지호, 김보연, 정혜선, 임권택 감독, 배창호 감독, 이준익 감독, 김한민 감독,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어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홀에서 고인의 영화인 영결식이 진행됐다.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신영균예술문화재단 김두호 상임 이사가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다. 추모 영상을 통해선 고인이 생전 출연한 주요 영화 장면을 봤다.
배우 정우성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장례 미사를 마친 뒤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침통한 표정으로 추모사를 낭독한 정우성은 "선배님께선 늘 의연하시고 초연하셨다, 온화함은 참으로 단단했고 강인했다"며 "선배님께선 제게 철인이셨다, 지치지 않는 정신으로 확고한 가치관을 온화한 모습으로 그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시며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며, 행동했다"고 회상하며 울컥했다.

고인과 13편의 영화를 찍은 배창호 감독은 조사를 통해 고인과 추억을 회상하며 "오로지 영화에만 전념한 안 형은 90년대 국민배우 호칭을 받기에 이르러 부담감이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됐지만, 그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했고 성실한 연기자의 표본이 됐다"라며 "정말 엊그제 같은데, 그동안 세월은 어디로 간 것일까"라며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을 맞이했다, 우리 곁을 너무 일찍 떠나야 하는 순간이 마음 아프지만 엄숙하게 보내드리려고 한다, 영화를 사랑하고, 촬영 현장을 집처럼 다니고, 늘 신중해 생각이 많았던 안 형, 투병을 말없이 감당했던 안 형, 그동안 함께해 즐거웠고 든든했고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안성기의 장남인 안다빈 씨가 유족 대표로 인사했다. 안 씨는 부친이 생전 써준 편지를 낭독, "다빈아,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날, 아빠를 꼭 빼어 닮은, 아빠 주먹보다 작은 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지"라며 "벌써 이만큼 커서 의젓해진 너를 보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빈이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자기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고, 끝없이 도전하면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이다"라고 전한 뒤,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라고 덧붙이며 끝내 오열했다.

배우 한예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고 안성기의 발인식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6.1.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 안성기는 지난해 12월 30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 이송,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해 투병 중이었다. 투병 소식은 지난 2022년 한 행사에 그가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 뒤 알려졌다.

고 안성기의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원로배우 신영균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배창호 감독, 이갑성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신언식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직무대행 신언식,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화장은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되며,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한편 안성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하녀' '바람불어 좋은 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만다라'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어우동' '황진이' '남부군' '하얀전쟁'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미술관 옆 동물원' '취화선' '실미도' '한반도'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부러진 화살'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 등 수많은 대표작을 통해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부는 지난 5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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