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담론 대신 ‘나’를 중심에 둔 ‘나의 책’(마시멜로)과 ‘개인의 철학’(청미)이 잇따라 출간됐다. 형식은 다르지만 두 책 모두 사회나 이념이 아니라 ‘나’를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독자에게 답을 주기보다 자기 삶을 스스로 해석하도록 이끈다.
‘나의 책’은 제목 그대로 ‘나 자신을 써 내려가는 책’이다. 독일 출신 작가 톰 봅지엔은 독자가 책을 통해 자신과 직접 마주하도록 구성했다. 페이지마다 마련된 여백을 통해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24가지 질문과 실천 과제를 통해 독자가 자신의 가치관, 욕망, 감정의 방향을 차분히 탐색하도록 이끈다. “나는 언제 가장 즐거운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누구인가” 등 질문을 통해 사유의 초점을 ‘나’의 내면에 맞춘다. 독자는 자신의 현재·과거·미래를 돌아보며 생각과 감정을 적어 내려가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자기계발’이 아닌 ‘자기이해와 내적 평온을 향한 성찰’로 규정한다.
책은 독일에서 슈피겔·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자기 성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틱톡에서 관련 영상 조회 수가 1억 5000만 회를 넘길 만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삶의 중요한 답은 결국 자기 안에 있다”며 “자신을 이해하고, 내면의 힘을 스스로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개인의 철학’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나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는 책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끝없는 비교, 타인의 시선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다시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는지를 철학의 언어로 설명한다.
저자 뤼디거 자프란스키는 르네상스에서 20세기 실존철학에 이르기까지 서양 사상사를 따라가며 ‘개인’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몽테뉴, 루소, 키르케고르,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개인’을 어떻게 새롭게 열어왔는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보여준다.
책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역설을 날카롭게 짚는다. 겉보기에는 각자의 개성과 다양성이 강조되지만 일상에서는 말투와 욕망, 감정 표현마저 비슷해진다. 저자는 끊임없는 비교와 자기 연출이 오히려 개인에게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책은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 어떻게 철학의 중심 개념이 되었는지를 짚는다. 이를 통해 개인이 단순한 고립된 자아가 아니라, 타인과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모두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욕망하는 시대일수록 ‘나는 지금 어떻게 나로서 살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