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외래관광객 유치 기념행사’가 지난해 12월 2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열린 모습 (사진=문체부)
야놀자리서치는 2026년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 전략을 담은 보고서에서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약 2036만 명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수치로 실현될 경우 최초의 2000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화려한 숫자의 이면엔 구조적인 한계와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많이 오는 관광’이 곧바로 ‘돈이 되는 관광’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관광수지(여행수지)는 2001년 이후 거의 해마다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곧 공식 발표할 지난해 수지도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이 여행을 온 외래관광객보다 1000만 명가량 많은 3000만 명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방한 수요를 크게 앞지르는 상황에서 외래객의 체류·소비가 늘어야 하지만 흐름은 불리하기만 하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방한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일본. 대만, 미국 4개국 모두 체류 기간과 지출액이 줄었다.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의 열쇠를 쥔 중국인 관광객도 체류 기간이 평균 8.5일에서 6.8일(2024년)로 줄고, 1인당 지출액 역시 2324달러에서 1859달러로 급감했다. 방문객이 아무리 늘어도 수익성은 나빠지는 ‘외화내빈’의 상황인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이미 양적 성장을 넘어 ‘품질’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상태다. 아예 한 번에 100만엔(약 924만원)을 소비하는 손 큰 관광객 유치를 핵심 목표로 천명할 정도다. 전체 방문객 중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지출액은 전체의 약 19%(약 1조엔)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한국도 더는 관광 시장의 질적 전환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외래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코앞에 둔 지금이 패러다임을 바꿀 마지막 남은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호텔관광대)는 “앞으로 방문객 수보다 체류시간·지출액·만족도 등 질적 지표로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며 “관광이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의료·교육·마이스(MICE) 관광, 프리미엄 숙박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대한 구조적, 전략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건 사상 첫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달성이 한국 관광 산업사(史)에서 회복과 성장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질문은 ‘몇 명이나 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를 소비했는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다시 찾고 있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제시하느냐가 향후 한국 관광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는 점을 지금부터 되새겨야 한다. 양에서 질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시대가 도래한다 해도 그 의미와 효과는 금세 퇴색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