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는 더욱 복잡해졌다. 책은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러시아를 왜 이해하지 못해 왔는지를 되짚고, 러시아와 러시아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초판 출간 이후 현실이 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초판 당시에는 전쟁 초기라는 시점상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던 국제 정세와 러시아 내부의 인식을 보완했다. 저자는 러시아를 전범국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전쟁이 발생한 배경과 러시아 사회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핀다. 이는 러시아를 옹호하기 위한 설명이 아니라, 그들의 주장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전쟁의 원인과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책은 러시아에 대한 일상적인 편견에서 시작해 현대 러시아가 형성된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특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러시아인은 왜 무뚝뚝하다는 인식이 생겼는지, 인터넷 밈으로 소비되는 러시아의 이미지는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짚는다. 개인의 태도처럼 보이는 행동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소련 붕괴 이후 혼란 속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과정, 올리가르히의 등장, 그리고 푸틴 체제가 지지를 얻은 배경을 통해 오늘의 러시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도 제공한다.
후반부에서는 러시아인의 일상과 문화를 다룬다. 인간관계의 거리감, 이름을 부르는 방식, 기념일을 대하는 태도, 여행 문화 등을 통해 러시아인이 역사를 받아들이고 사회를 인식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단일한 이미지로 설명될 수 없는 나라이며, 서구 사회와는 다른 기준으로 세계를 해석해 온 공동체라는 점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