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사진 에세이 고전 '복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23일, 오전 08:47

세상 끝의 기록 (더퀘스트 제공)


미술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존 버거와 인본주의 다큐 사진의 거장 장 모르가 남긴 기념비적 명저가 국내 최초 양장본으로 복간됐다.

이 책은 1999년 초판 발행 이후 사진 에세이의 고전으로 불리며 창작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어 왔다. 이제 국내 절판 이후 긴 기다림 끝에 텍스트와 사진을 보정하여 새롭게 재탄생했다.

50년 지기인 두 거장은 20세기 말, 노년에 이르러 '세상의 끝'이라는 주제로 다시 손을 잡았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사진과 글의 관계, 다큐 사진가로서의 장 모르에 대한 존 버거의 깊은 성찰을 담은 에세이다. 후반부는 장 모르가 큰 수술을 거친 뒤 삶의 경이로움을 깨닫고 기록한 40여년간의 여정을 그린다.

존 버거(왼쪽)와 장 모르 (더퀘스트 제공)

스코틀랜드의 외딴섬부터 아프리카, 스리랑카,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시선은 화려한 중심부가 아닌 소외된 변방으로 향한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현대사 속에서 인권과 노동, 일상적 존엄의 문제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특히 장 모르의 흑백사진은 대상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은 채 삶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노년의 예술가들이 빚어낸 온기와 지혜는 2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세상의 끝에서 발견한 가장 솔직한 인간의 기록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두 거장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작별 인사다.

△ 세상 끝의 기록/ 존 버거·장 모르 글/ 민지현 옮김/ 더퀘스트/ 2만 8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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