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전 '빈 침대는 비어있지 않다'
독립전시공간 상히읗(대표 서지원)이 오는 30일부터 1990년대생 작가 장다은, 이안 하, 서지원 3명의 작품을 모은 '빈 침대는 비어있지 않다'(AnEmptyBedIsntEmpty)를 선보인다.
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이미지와 대상, 사건과 의미 사이에서 생기는 시간의 어긋남이 어떻게 하나의 상태로 머무는지를 풀어낸다. 작가 3인은 이번 전시에서 침대라는 구체적 사물을 넘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어떤 흔적과 기억이 자리 잡은 '자리' 자체에 주목한다.
장다은은 개인전 '코러스'(2025)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6'에서 나온 기록을 평면 작업으로 옮겼다. 이번 평면 작업은 이야기와 기록, 이미지가 완결된 의미에 도달하지 못한 채 반복되고 전승되는 상태를 다룬다. 그는 서로 어긋난 이야기들이 겹치면서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을 평면 위에 구성했다.
이안 하는 '아직은'(원제: not as yet, 2026)과 '돌고 돌고'(2026)를 선보인다. 두 작업은 표면에 남은 얼룩과 잔여, 파편에서 출발한다. 그는 덮고, 지우고, 긁어내고, 다시 드러내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화면의 완성을 일부러 미뤘다. 이 과정에서 재료는 상징을 부여받기보다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로 밀려나, 예상 밖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서지원은 신작 연작 '패턴들'(Pattern, 2026)과 '누드'(NUDE, 2026)를 제작했다. 서 작가의 작품들은 일상에 너무 가까워 의심 없이 소비하던 이미지들이 서로를 가리키고 방해하고 훼손하는 순간을 잡아냈다.
전시장 구성은 지혜진이 맡았다. 그는 중국 작가 류츠신의 소설 '삼체' 삼부작에서 착안한 시간 구조를 개념적 배경으로 삼았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평면·입체 작업은 비어 있는 침대, 지나간 몸, 남겨진 표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현재를 하나의 장면처럼 제시한다. 관람객은 작품들을 따라 걸으며, '비어 있음'이 실제로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스스로 질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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