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내고 메꾸던 거장' 정상화 화백 별세…향년 93세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28일, 오후 12:13

고 정상화 화백

앵포르멜에서 단색 그리드 회화로 확장한 독자적 방법론을 남긴 정상화 화백이 28일 오전 3시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의 작품 세계는 크게 3기로 나뉜다. 1기는 1957년 이후 한국에서의 앵포르멜 전개로, 전후 정서를 강렬한 색채와 질감으로 표출했다. 앵포르멜(Informel)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950년대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비정형 추상미술 운동이다.

1932년 경북 영덕 출생인 그는 학창 시절부터 전람회 수상과 지역 전시에 참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960년대 초 첫 개인전 이후 파리비엔날레·상파울루비엔날레 등 국제무대에 소개됐고, 1968년 파리에서 해외 첫 개인전을 열었다.

2기는 1969~1977년 일본 고베 시기로, 캔버스를 떼어 접는 방식이 더해지고 단색 그리드 회화가 본격화됐다.

3기는 1977년 프랑스 이주 이후로, 색면의 다양화와 격자 개별성·유기성의 극대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1979년 이후 국내 소개가 재개되며 1980년·1983년 등 국내 개인전이 이어졌다.

이후 1992년 영구 귀국해 여주 작업실에서 작업에 몰두했으며, 2011년 프랑스 셍테티엔 현대미술관·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개최했다.

고인은 이 시기에 캔버스 천을 자르고 틀에 메운 뒤 고령토를 바르고 굳히고 다시 바르는 과정을 거친 다음, 화면을 틀에서 떼어 수직·수평으로 접어 균열을 만든 후 반복적으로 '들어내기'와 '메꾸기'를 수행해 유일한 화면을 구축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백색 화면도 개별 격자의 크기·형태·색감·높낮이가 달라 서로 다른 세계를 이룬다. 그 결과 각 작품은 독자적 표정과 밀도를 갖춘 화면으로 완성했다.

고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삼성미술관 리움·허쉬혼 미술관·M+·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구겐하임 아부다비 등에 소장돼 있다.

빈소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30일이다.

2016년 여주 작업실에서 정상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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