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 순간 숨 멎는 줄"…'일무' 수상 주인공은 피땀 흘린 무용수들(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28일, 오후 02:16

정혜진(왼쪽부터), 김성훈, 김재덕 안무가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예술가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가 해마다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해 수여한다.2026.1.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베시상'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노미네이트됐다는 소식 듣고 기대 없이 시상식에 갔는데, 우리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웃음)."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총괄안무를 맡은 정혜진 안무가는 최근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베시 어워드)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상을 받은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일무'의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수상자인 정혜진·김성훈·김재덕 안무가를 비롯해, 연출 정구호,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참석했다.

막내 안무가인 김재덕은 "'일무'는 2022년 코로나 시기에 온 열정을 쏟아부은 작품"이라며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풀어낼지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그 고민을 해외 관객들과 나누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훈 안무가는 수상의 공을 정구호 연출에게 돌렸다. "총괄 감독인 정 연출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정 연출이 전체 그림을 그려 주고, 많은 무용수가 양보하고 인내로 한 마음 돼 참여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베시 어워드)’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OutstandingChoreographer·Creator)상을 수상한 서울시무용단 ‘일무(OneDance)’의 정구호 연출가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예술가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가 해마다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해 수여한다.2026.1.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일무'에는 주역 없어…무용수들, 피나는 노력 했다"
이에 대해 정구호 연출은 "안무의 높은 완성도가 없었다면 받을 수 없는 상이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피나는 연습을 해 온 무용수들"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무용과 달리 '일무'에는 주역이 없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군무로만 이뤄진 작품이다, 군무가 하나의 주인공처럼 팔의 각도 하나까지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무용수들이 그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수상 비결에 대해서 정혜진 안무가는 "정구호 연출의 탁월한 감각, 그리고 정중동(靜中動)의 '정'에서 '동'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안무 기법"을 꼽았다. 그는 "정구호 연출의 탁월한 색감과 미장센은 작품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이 부분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했다"고 했다.

정구호 연출은 수상 배경으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지점을 꼽았다. "'일무'는 동적인 요소와 함께, 외국 관객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고요함이 결합한 작품"이라며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을 (심사위원들이) 안무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좋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일무’ 베시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예술가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가 해마다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해 수여한다.2026.1.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통 훼손 목소리도 있었지만…관객 지지 덕분"
안호상 사장은 베시 어워드 수상의 의미에 대해 "한국 전통무용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묵향'과 '향연', 그리고 '일무'에 이르기까지 한국 전통을 망가뜨리는 것 아니냐는 무용계와 평론계의 비판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수상을 계기로 공연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안 사장은 "지방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해외 극장들로부터도 2027~2028년 공연 문의가 많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무'는 앞으로 국내 여러 지역은 물론, 국경 넘어 세계 무대로 활동 반경을 더욱 넓혀나갈 전망이다.

한편 '일무'는 2022년 초연된 작품으로,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 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정혜진·김성훈·김재덕 안무가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베시 어워드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상을 받았다.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의 작품으로는 최초 수상이다. 1984년 제정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무용·퍼포먼스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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