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30 넘으면 2배"…2030 췌장암, 체중과 직결됐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28일, 오후 05:17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교수(왼쪽), 박주현 고려대안산병원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20~30대 젊은 성인에서 체중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췌장암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체중 단계에서부터 위험이 증가했고, 고도 비만에 이르면 췌장암 발병 위험이 정상 체중의 약 2배까지 높아졌다.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박주현 고려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631만 505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코호트를 최대 10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췌장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가 어려워 예후도 좋지 않은 대표적인 암이다. 미국에서는 암 사망 원인 2위에 해당하며, 유럽에서도 향후 10년 내 암 사망 원인 3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에는 50세 미만 젊은 췌장암 환자도 늘고 있어, 예방 전략을 기존 중·장년층 중심에서 더 이른 연령대로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팀은 아시아인 체형 특성을 반영한 체질량지수(BMI) 기준을 적용해 대상자를 저체중, 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 1단계, 비만 2단계로 나눴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체지방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BMI가 높아질수록 췌장암 발병 위험이 계단식으로 높아졌다. 정상 체중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비만 전 단계인 과체중 그룹의 췌장암 발병 위험은 38.9% 높았다. 비만 1단계 그룹 역시 위험 증가 폭이 38.9%로 과체중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장 위험이 높았던 집단은 BMI 30 이상인 비만 2단계, 즉 고도 비만 그룹이었다. 이들의 췌장암 발병 위험은 정상 체중 대비 96% 증가해 약 2배에 달했다. 반면 저체중 그룹에서는 정상 체중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연령과 성별은 물론 흡연, 음주, 신체 활동, 저소득 상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만성 신장 질환, 췌장염 등 췌장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이러한 결과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는 비만이 다른 요인과 무관하게 췌장암 위험과 독립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비만이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과체중 단계부터 지방 조직에서 염증 물질이 만성적으로 분비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췌장 세포의 증식이 자극된다. 이러한 환경이 장기간 지속되면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정용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비만이 아니라, 정상 체중을 조금 벗어난 과체중 단계에서부터 이미 췌장암 위험이 상승했다는 사실"이라며 "젊은 연령층에서 체중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 췌장암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체중 관리가 곧바로 급격한 체중 감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상 체중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체중 증가를 예방하는 전략이 췌장암 예방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암 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1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