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 (출처: https://www.my-chekhov.ru/,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860년 1월 29일, 러시아 남부 타간로크에서 극작가 안톤 체호프가 탄생했다. 식료품점 집안의 셋째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이는 훗날 그의 작품 속에 흐르는 서민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연민의 밑거름이 됐다.
체호프는 모스크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후,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필명으로 유머러스한 단편 소설들을 잡지에 기고하기 시작했다. "의학은 나의 본처이고, 문학은 나의 정부(情婦)이다"라는 그의 유명한 말처럼, 그는 평생 의사와 작가라는 두 직업을 병행했다. 의사로서 기른 냉철한 관찰력은 그가 인간의 본질을 가감 없이 묘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초기 단편들이 해학적이었다면, 중기 이후에는 삶의 허무와 고독,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일상의 비극을 다루며 문학적 깊이를 더했다. 하지만 체호프가 세계 문학사에 남긴 가장 큰 족적은 역시 4대 희곡이다.
갈매기(1896)는 초기 실패를 딛고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현대 연극의 시작을 알란 작품이다. 바냐 아저씨(1897)는 일상의 권태와 상실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세 자매 (1901)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을 포착했다. 벚꽃 동산(1904)은 몰락해 가는 귀족 계급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투영한 그의 마지막 걸작이다.
체호프 이전의 연극이 극적인 사건과 반전에 집중했다면, 체호프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일상' 속에 숨겨진 심리적 긴장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화려한 대사 대신 침묵과 여백을 통해 인물의 고뇌를 전달했다. 이는 현대 사실주의 연극의 근간이 됐다.
결핵으로 고통받던 그는 1904년 7월, 44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남긴 "무대 위에 총이 등장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발사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체호프의 총' 법칙은 오늘날까지도 모든 서사 구조의 황금률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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