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식이지침, 4세까지 첨가당 섭취 금지…서울성모병원 "미각 형성에 영향"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29일, 오후 03:37

식이지침 변경사항(서울성모병원 제공)


설탕 부과금 도입 논의와 함께 영유아 첨가물 섭취를 우려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식이지침 2025~2030'에서도 출생부터 만 4세까지 첨가당 섭취를 완전히 피할 것을 권고했다.

류인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29일 "이번 미국 식이지침은 기존 권고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영유아 시기의 식습관과 미각 형성이 평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국 식이지침은 이번 개정에서 영유아 첨가당 권고 기준을 강화했다. 2020~2025 지침에서는 2세 미만 첨가당 금지, 2세 이상은 하루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제한했지만, 2025~2030 지침에서는 출생부터 4세까지 첨가당을 완전히 피하도록 보호 기간을 2년 연장했다.

첨가당 섭취는 비만, 지방간, 혈중 지질 이상, 혈압 상승, 당뇨병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성인에 국한되지 않고, 소아·청소년 시기부터 이미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 비만과 그에 따른 합병증은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생애 초기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

류 교수는 "생애 초기는 단맛 선호가 결정되는 시기인데, 이때 강한 단맛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아이는 단맛을 기준으로 음식을 선택하게 된다"며 "신선한 식재료의 자연스러운 맛을 싱겁게 느끼게 되고, 이렇게 형성된 미각은 이후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는 사례로 '건강식'으로 인식되는 가공식품을 지적했다. 류 교수는 "탄산음료를 주지 않는 것은 많은 보호자가 알고 있지만, 가당 요플레나 딸기맛 우유, 어린이용 유산균 음료, 비타민이나 DHA가 들어간 음료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분표를 보면 당류가 상당히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칼슘이나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일부 영양소를 얻기 위해 첨가당 섭취를 늘리는 것은 균형 잡힌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과자, 빵, 시리얼, 젤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이번 지침에서 4세까지 첨가당 완전 금지를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식이지침의 핵심 메시지로 꼽힌 'Eat Real Food(진짜 음식을 먹자)'에 대해 류 교수는 "첨가당이 들어갔다는 것은 그 음식이 자연식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집에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에는 첨가당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일에 들어 있는 천연 당은 첨가당과 구분된다"고 했다.

그는 진료실 식이 상담 과정에서의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아이 앞에서 단 음료나 간식을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보호자도, 아이도 놀라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미 먹고 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번 미국 식이지침 2025~2030은 건강과 미각 형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며 "소아 비만과 충치 같은 직접적인 건강 문제뿐 아니라, 평생 이어질 식습관 형성의 출발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나중보다 훨씬 수월하다"며 "이미 습관이 형성됐다면 지금이라도 바꾸는 것이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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