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이후의 삶을 조명…인천 공공미술의 '사후 시간'을 묻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30일, 오전 09:03

'도시에 말을 거는 예술 – 장소특정성 공공미술로 본 인천' (아트&미디어랩 제공)

인천은 개항과 전쟁, 산업화와 신도시 개발이 봉합되지 않은 채 층층이 쌓인 도시다. 이 복잡한 도시의 층위 위에 세워진 공공미술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걸고 있을까?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고연수가 '도시에 말을 거는 예술 장소특정성 공공미술로 본 인천'을 펴냈다. 인천 공공미술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설치 이후의 삶을 조명한 연구서다.

맥아더 장군 동상 전체샷_3MP_기단 3M_19570915 (아트&미디어랩 제공)

이 책은 공공미술을 단순히 '공간을 채우는 장식'으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인천을 근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거대한 실험실로 상정하고, 작품이 설치된 이후 발생하는 운영과 관리, 갈등과 수용, 그리고 소멸의 과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동안 공공미술 논의가 '무엇을 세울 것인가'라는 설치 중심에 머물렀다면, 고연수는 '설치 이후의 시간'에 주목한다. 인천의 맥아더 동상부터 송도의 트라이보울까지, 각 작품이 장소의 기억과 결합해 어떻게 의미가 변질되거나 퇴색되는지, 혹은 도시의 일부로 소화되는지를 분석한다.

인천 개항장 거리 풍경 (아트&미디어랩 제공)

저자는 공공미술의 핵심이 작품의 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이후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갱신하며 책임질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25인의 자문을 거쳐 참여의 형식화나 관리 주체의 부재 같은 구조적 문제들을 현실적인 언어로 짚어냈다.

이 책은 공공미술에 대한 단순한 비평을 넘어, 예술이 도시의 역사 속에서 언제 침묵하고 언제 다시 말하기를 시작하는지 사유하게 한다. 결국 공공미술이 생명력을 얻기 위한 전제 조건은 도시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태도라는 점을 시사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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