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길들여진 어른을 위로하다"…양대원 개인전 '어른의 동화'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1월 30일, 오전 09:01

양대원 작가 개인전 '어른의 동화'(Adults’ Fairy Tales) 포스 (맨션나인 제공)

갤러리 '맨션나인'(MANSION9)이 3월 14일까지 양대원 작가의 개인전 '어른의 동화'(Adults’ Fairy Tales)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동글인'을 통해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현대 성인들의 자화상을 동화적 문법으로 재해석한다.

전시 제목 '어른의 동화'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 탐독하던 순수한 이야기인 '동화'(童話)와 개인이 집단이나 사회의 틀에 맞춰 닮아가는 과정인 '동화'(同化)가 중첩된다. 양대원의 화면 속 동글인은 표정이 없고 감정이 거세된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는 특정 인물이 아닌 사회적 요구에 맞춰 자신을 지워버린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어른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내면의 고백이라는 1인칭 시점에서 벗어나, 사회가 개인을 응시하는 제3자의 시선으로 이동했다. 서로 닮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은 날카로운 풍자 대신 부드럽게 비틀린 동화적 이미지로 치환되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다.

전시는 평면 회화에 국한되지 않고 입체적인 조형 작업에서 시작된다. 전시장 입구와 천장 선반에 뒤엉킨 목각 인형과 박스 인형들은 사회적 규범에 의해 움직임을 조율당하는 인간의 형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줄에 매달린 목각 인형은 타인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는 어른의 삶에 대한 강력한 은유다.

양대원 작가 개인전 '어른의 동화'(Adults’ Fairy Tales) 전시 전경 (맨션나인 제공)

특히 이번 전시는 커피 브랜드 'DOHT'와의 협업을 통해 시각을 넘어선 미각과 후각의 경험을 제공한다. 커피는 작가의 작업 재료로 직접 쓰였을 뿐만 아니라, 어른의 일상을 상징하는 매개체로서 관람객에게 제공된다. 이는 관객이 작품 속 '어른의 상태'를 오감으로 체험하며 전시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양대원의 동화는 낙관적인 해피엔딩을 약속하지 않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결국 사회적 페르소나를 쓰고 규범에 순응하는 과정임을 담담하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말 없는 얼굴과 단정한 형상 뒤에 숨겨진 감정의 파고는 역설적으로 관람객에게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낯선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맨션나인에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사회에 완벽히 동화된 어른들에게 건네는 이 조용한 동화는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에 스며들어 살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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