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5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공항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국제선 도착 승객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는 인도 서벵골 지역에서 니파 바이러스 발생 보고가 나오자, 해당 지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보건 검역 조치가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수완나품공항 사무국·로이터 제공)
니파 바이러스는 과일박쥐나 돼지 등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감염 시 발열과 뇌염을 유발하며, 치사율이 최대 75%에 이른다.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지만 장시간 밀접 접촉이 필요해 전파력은 높지 않다. 주로 감염된 박쥐나 박쥐가 오염시킨 과일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니파 바이러스를 우선순위 병원체로 분류하고 있다.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높으며, 변이를 통해 전파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말 인도 동부 서벵골주에서 발생했다. 두 명 모두 의료 종사자로, 현재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도 보건부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196명의 접촉자를 추적한 결과 전원 증상이 없고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도 내 니파 바이러스 발생은 처음이 아니다. 남부 케랄라주는 전 세계에서 니파 바이러스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 처음 발생한 이후 수십 명이 사망했다. 서벵골주에서의 확진은 2007년 5명이 사망한 이후 약 20년 만이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750명, 사망자는 415명이다.
아시아 각국도 검역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네팔은 지난 22일 ‘최고 경계 태세’를 선포하고 트리부반 국제공항과 인도 국경 검문소 전체에서 검역을 강화했다. 베트남도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인도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체온 측정을 실시하고, 31개 성·시 보건부에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
태국 보건부는 지난 25일부터 수완나품·돈므앙·푸켓 국제공항에서 3단계 검역 시스템을 가동했다.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서벵골주발 승객 전원에게 건강 신고서 작성을 의무화했다. 싱가포르 전염병청도 지난 28일부터 창이공항에서 인도 감염 지역발 항공편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체온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도 엄격한 검역조치를 내놨다. 파키스탄 국경보건서비스국은 지난 29일부터 공항·항만·육상 국경 등 모든 입국 지점에서 100% 검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여행자는 지난 21일간 경유지를 포함한 전체 여행 이력을 제출해야 한다. 국경보건서비스국의 건강 허가 없이는 입국이 불가능하다. 의심 환자는 입국 지점에서 즉시 격리해 지정 시설이나 3차 병원으로 이송한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앞서 니파 바이러스 대응 체계를 구축해 왔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해외감염병 발생 동향과 위험평가를 반영하여 지난해 9월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입국하는 유증상자는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어제(29일)부터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경우 감염병 예방정보 문자를 발송하여 사전에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을 제1급 감염병으로 지정하여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인도 외 국가들에서는 추가 발생이 없으나 감염시 치명률이 높아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해당 국가 여행시 불필요한 병원 방문은 자제하고 음료 섭취나 동물과 접촉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