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마음은 왜 자주 빗나갈까…정신과 의사가 풀어낸 '마음이론'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2월 03일, 오후 04:53

책 '타인이라는 세계' 표지(서울대병원 제공)

인간이 다른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의 원리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뇌과학과 심리학, 정신의학 관점에서 '마음이론'을 중심으로 인간의 판단 과정을 설명한다.

서울대병원은 홍순범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최근 신간 '타인이라는 세계'를 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책은 국내에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개념인 '마음이론(theory of mind)'을 중심으로 사람이 타인의 의도와 감정을 어떻게 추론하고 왜 그 과정이 자주 빗나가는지를 다룬다.

마음이론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이면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추정하는 인간의 인지 능력을 의미한다. 홍 교수는 인간의 뇌가 타인의 행동을 빠르게 해석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개인차와 상황의 복잡성, 정보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판단 오류와 편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홍 교수가 서울대 의대에서 강의해 온 '뇌와 인간' 수업과 수십 년간의 연구·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해당 강의는 지난 2022년 서울대 의대 교육상을 수상한 바 있다.

타인이라는 세계는 △타인의 마음: 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울까 △마음의 오류: 상상하는 마음, 오해하는 인간 △우리의 마음: 인간 마음의 기원과 작동법 △마음 너머로: 마음이 남긴 여섯 개의 단상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초반부에서는 뇌과학과 심리학 실험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추론하는 과정으로서의 마음이론을 소개한다. 행동을 관찰하는 단계에는 측두엽 상단 후면이,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는 단계에는 전두엽 안쪽이, 이를 해석하는 단계에는 측두엽 앞쪽이 관여한다는 점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이어 언어 표현의 차이와 기억·감정의 주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를 통해, 동일한 사실을 두고도 서로 다른 판단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살인자다'와 '그는 살인을 했다'라는 표현의 차이를 예로 들어 언어가 해석과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중반부에서는 마음의 기원과 작동 원리를 뇌과학적으로 살펴본다. 휴식 상태의 뇌와 집중 상태의 뇌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감정이 인식되고 해석되는 과정을 다루며 몽상과 명상, 생각의 선택권 등 일상에서 마음을 다루는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공감의 두 가지 측면과 자유의지, 협력과 용서 등 인간 마음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마음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며,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시각의 확장을 제안한다.

홍순범 교수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막연한 공감이 아니라 뇌에서 비롯되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작업"이라며 "이 책이 타인과 자신을 바라보는 데 하나의 참고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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