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사유와 언어를 다져온 그는 이번 책에서 사진과 글을 나란히 배치하며, 세계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90여 장의 사진과 15편의 글을 엮은 사진산문집으로, 확실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여백을 남기고, 단정 대신 머뭇거림 속에서 생각할 시간을 건네는 문장들을 담았다.
사진 속에는 사람의 뒷모습과 그늘, 그리고 사람이 남긴 흔적들이 자주 등장한다. 작가는 프레임 안으로 개입하거나 말을 걸지 않는다. 거창한 사건 대신 스쳐 지나간 빛과 그림자, 말없이 존재하는 장면들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의 시대에 속도를 늦추고 오래 바라보는 경험을 제안한다.
책은 사진과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김겨울의 방식을 보여준다. 사라지는 순간을 모두 붙잡으려 하지 않고, 어떤 것은 그대로 두는 태도에 관한 기록이다. 사진과 문장은 그 선택을 차분하게 따라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