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변신은 무죄"…답답할 땐 '고구마', 시원할 땐 '사이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2월 05일, 오후 05:17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 (국립국어원 제공)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 일상 단어들이 본래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새로운 의미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언어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어떻게 재해석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5일 발표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은 '고구마'와 '사이다'를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한다. 답답한 상황을 뜻하는 '고구마'는 56.8%, 이를 해소하는 상황인 '사이다'는 71.5%의 사용률을 기록했다. 특히 20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 반면, 6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특이점은 지역별 편차다. 전라권의 '고구마' 신조어 사용률은 33.9%로 전국 평균(50.5%)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고구마의 방언형으로 '감자'를 혼용하는 언어적 특성이 새로운 의미 수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감성'과 '미치다'의 의미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자극을 느끼는 성질을 뜻하던 '감성'은 이제 '특정한 분위기'를 뜻하는 표현(70.2%)으로 정착했다. 제주와 강원,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강했으며, 제주의 40~60대는 '맛집'을 수준 높은 대상을 일컫는 광범위한 의미로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정적 단어로 긍정을 극대화하는 표현 전략도 확인됐다. '미치다'를 '아주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의미로 쓴다는 응답은 67%에 달했다. 이는 개인의 강렬한 만족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언어적 장치로 해석된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국어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향후 국어사전 기술 및 정책 수립에 반영할 방침이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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