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막베스’ ‘삼매경’…고전 재해석한 연극들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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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후 05:21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고전을 재해석한 연극 두 편이 개막한다. 셰익스피어 고전 ‘맥베스’를 재해석한 고선웅 연출의 ‘칼로막베스’, 함세덕 작가의 대표작 ‘동승’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이철희 연출의 ‘삼매경’이다. 탄탄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연출가들이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로 기대감을 더한다.

연극 '칼로막베스' 포스터. (사진=극공작소 마방진)
고선웅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은 창단 20주년을 시작하는 작품으로 ‘칼로막베스’(2월 27일~3월 15일 국립극장 하늘극장)를 준비했다. 2010년 초연한 작품으로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연출상’을 거머쥐었고, 2011년 중국 베세토연극제와 벨라루스 국제연극제 등에 초청받기도 했다.

셰익스피어 고전 ‘맥베스’를 무협극으로 재해석했다. 원작의 중세 스코틀랜드를 범죄자들이 우글거리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렝게티 베이’로 옮겨왔다. 원작이 ‘인간의 욕망’을 묵직하고 현학적인 독백으로 드러냈다면 ‘칼로막베스’는 검술과 액션을 중심으로 슬랩스틱 유머, 속사포로 쏟아지는 대사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더했다. 이는 비극적 결말을 향해 질주하는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특히 소리꾼 김준수가 작품에 합류해 주목된다. 국립창극단을 떠난 후 첫 공식 행보다. 김준수의 첫 정통 연극 도전이기도 하다. 김준수는 주인공을 파멸로 이끄는 ‘막베스 처’(레이디 맥베스)를 맡는다.

고선웅 연출은 “2010년에 문득, 이제는 셰익스피어에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비극일수록 더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쳐야 볼만해진다는 마방진의 모토가 잘 담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의 나이테가 느껴지는 원숙한 앙상블과 김준수라는 새로운 신예의 변신을 잔뜩 기대 중이다”고 덧붙였다.
연극 '삼매경'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
국립극단은 지난해 선보인 초연한 연극 ‘삼매경’(3월 12일~4월 5일 명동예술극장)을 반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한국 연극사를 대표하는 극작가 함세덕(1915~1950년)의 대표작 ‘동승’을 재해석한 극이다.

‘삼매경’은 35년 전 자신의 역할을 실패라고 여기며 연극의 시공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배우가 저승길에서 삼도천으로 뛰어들어 과거와 현재, 연극과 현실이 혼재된 기묘한 ‘삼매경’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연극적 상황에 극단적으로 몰입하는 배우의 의식과 비로소 황홀한 경지에 이르는 물아일체의 여정적 서사 구조를 앞세워, 관객에게 고뇌하는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의지를 묻는다.

이철희 연출은 한국의 고전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작업에 주력해왔다. 이번 재연 무대는 관객들에게 철학적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무대의 구성과 리듬, 조명과 음향, 배우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1991년 박원근 연출의 ‘동승’에 출연했던 배우 지춘성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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