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노욕인가 싶지만 숨 쉬고 있으니 연기하는 것"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08:45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살아 있으니까 하는 거고, 평생 해 온 일이라 하는 거다.”

배우 신구가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불란서 금고’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 신구(90)가 10일 서울 종로구 놀(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열린 연극 ‘불란서 금고’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연극 출연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불란서 금고’는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장진 연출이 10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연극. 장진 연출이 신구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집필한 작품이다. 한밤중 은행 금고를 털려는 다섯 인물의 욕망을 그린다. 신구는 ‘금고털이 맹인 기술자’ 역을 맡았다.

이날 신구는 장진 연출의 출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면서도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던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에 빠뜨렸다. “극본을 봤을 땐 재미있었나”라는 장진 연출의 질문에는 “웃겼다”고 답했다.

신구는 “연습하고 작업을 해보니 개인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고, 작품 해석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며 “나이가 들어 노욕으로 욕심낸 거 아닐까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진 연출은 “선생님이 무대에 오를 수 없는 몸 상태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집안에서 걷는 것부터 시작해 연습을 위한 준비를 몇 달 동안 해주셨다는 내용을 문자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신구는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했다. 신구는 “몸이 신통치 않고, 여러 군데에 장애가 오고 있다”며 “대사 외우는 것도 당연히 힘들다.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고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어려움을) 극복해 작품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진 연출은 “만나본 배우 중 기준점이 가장 높은 분이 신구 선생님”이라며 “같은 배역을 맡은 성지루가 연습 중 대사를 틀리면 ‘대사 프롬프터’ 역할까지 해주실 정도로 연습 진행에 모자람 없이 임하신다”고 부연했다.

신구는 ‘최고령 현역 배우로서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배우 이순재를 언급했다.

신구는 “얼마 전 내가 형님으로 부르던 이순재씨가 돌아가셔서 이제 내가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 아쉽다”며 “어쨌든 살아 있으니, 숨을 쉬고 있으니 평생 하던 일을 최선을 다해 해보려고 한다”고 의지를 표했다. 또한 “연기는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란서 금고’는 다음달 7일부터 5월 31일까지 놀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공연한다. 신구, 성지루 외에 장현성, 김한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 조달환, 안두호 등이 출연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