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친구랑 다투는 사례 분석했다…지혜롭게 해결하는 말하기 연습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2월 21일, 오전 08:36

[신간] '화나고 힘들 때 이렇게 말해봐'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실에서 벌어지는 갈등 상황을 모아 해결책을 제시한 '화나고 힘들 때 이렇게 말해봐'를 펴냈다. 책은 교실에서 실제로 본 장면을 토대로 만들었기에 상황이 구체적이고, 문장은 짧고 실전적이다.

전체 내용을 압축하면 한마디로 '화가 났을 때 말로 풀어내는 연습장'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문제는 대개 '말'에서 시작한다. 억울함, 서운함, 질투, 분노가 커질수록 말이 빨라지고 거칠어지고, 그러다 오해가 다툼으로 번진다.

저자들은 이런 순간을 피하지 않고 장면으로 보여 준 뒤, 상처를 덜 내면서도 내 마음을 똑똑하게 전하는 문장을 제시한다. 구성은 단순하다. 먼저 아이들이 겪을 법한 갈등 상황을 제시하고, 만화로 그 장면을 다시 보여 준다.

이어 주인공의 일기로 속마음을 풀고, 마지막에 교사 도움말을 붙여 '어떤 말이 왜 문제였는지' '어떤 말로 바꾸면 좋은지'를 정리한다. 같은 상황에도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말하기 방식을 고르게 만든다.

먼저 '사과와 용서'를 다룬다. "잘못은 친구가 먼저 했는데, 왜 나만 혼내시는 거죠"처럼 억울함이 치솟는 장면부터, "야, 말로만 미안하면 다야? 이거 어떻게 할 거야!"처럼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면까지 다룬다.

저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관계를 살리는 말이라고 강조한다. '미안해' '괜찮아' '고마워' 같은 짧은 말이 왜 강한지, 언제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를 연습할 수 있다.

두 번째 갈래는 '규칙과 약속'이다. 수업 시간에 몰래 떠드는 친구 때문에 집중이 깨지는 장면, 새치기를 하는 친구를 보고 화가 나는 장면, 모둠활동에서 한 사람이 고집을 부리며 분위기를 망치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들은 '규칙을 지키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왜 규칙이 필요한지, 내가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상대에게 어떤 요구를 해야 하는지 문장으로 바꿔 보게 한다. 말은 꾸중이 아니라 요청이 될 때 힘이 생긴다는 점을 반복한다.

[신간] '화나고 힘들 때 이렇게 말해봐'

세 번째 갈래는 '놀이'다. 술래가 억지로 "쳤다"고 우길 때, 거친 말이 튀어나올 때, 같이 놀자고 했다가 거절당해 창피하고 속상할 때 같은 장면이 이어진다. 놀이에서 갈등이 커지는 이유는 '재미'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억울하면 나보다 더 잘하든가" 같은 말이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 주고, 놀이를 멈추고 규칙을 다시 확인하는 말, 감정을 말로 먼저 알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네 번째 갈래는 '학교폭력'과 '흔들린 우정'이다. 자꾸 때리는 친구 때문에 전학을 고민하는 아이, 단톡방에서 말이 폭주해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 외모·그림 실력 등을 두고 모욕하는 말이 오가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친구가 내 인사를 무시했을 때의 분노, 단짝이 다른 친구와 비밀 이야기를 할 때의 질투, "장난이라고 하면 다야?" 같은 억울함도 다룬다. 여기서는 말이 감정 표현을 넘어 '사람을 밀어내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래서 더더욱 말로 멈추고, 도움을 요청하고, 관계의 선을 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런 문제들이 왜 요즘 더 두드러지는지도 짚는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주는 환경에 익숙한 아이는 학교에서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해 손해를 보거나, 반대로 자기주장만 밀어붙이기 쉽다. 코로나19 이후 단절을 겪은 뒤 어울림·배려·협상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 3명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다. 박미숙은 33년 동안 초등교사로 근무하며 발도르프 교육과 회복적 생활교육을 공부하고 실천해 왔다. 김운태는 25년 차 교사로 교사 역할훈련(TET) 트레이너로 의사소통 훈련 강의를 진행해 왔다. 유은영은 25년 동안 초등교사로 일하며 교육과정 설계와 또래 관계 어려움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이어왔다.

화가 나면 말이 먼저 튀어나오기 전에 잠깐 멈추고, "나는 이렇게 느꼈어"처럼 내 감정을 또박또박 말하면 좋다. 같은 말이라도 톤과 순서가 달라지면 싸움이 줄고, 오해가 풀릴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학부모 간의 서열 정리에도 유용할 수 있다.

△ 화나고 힘들 때 이렇게 말해봐/ 박미숙·김운태·유은영 지음/ 맘에드림/ 1만 67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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