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놓친 생생한 역사의 틈, 그림으로 목격하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2월 23일, 오전 08:27

위험한 그림들 (교보문고 제공)

어떤 그림은 수천 자의 텍스트보다 강렬하다. 7만 80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후암동 미술관'의 이원율 헤럴드경제 기자가 펴낸 이 책은 예술작품을 미학적 대상이 아닌, 역사의 생생한 증언대로 소환한다.

책은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제2차 세계대전 수용소까지 인류사의 결정적 전환점이 된 30가지 장면을 조명한다. 저자는 익숙한 명화 속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부의 조연, 배경의 날씨, 작은 장식물에 숨은 역사적 복선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조지 워싱턴'이 대표적이다. 그림 속 병사들이 군복 대신 일상복을 입고 얼음을 깨는 모습은, 당시 독립군이 훈련받은 군인이 아닌 농부와 대장장이 출신의 '잡군'이었음을 증명한다. 이들의 절실한 눈빛은 밋밋한 연대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대의 공기를 전달한다.

책은 로마 대화재와 네로 황제의 진실, 9일 천하로 끝난 제인 그레이의 비극, 임진왜란에 참전한 이색 용병의 정체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낸다. 명화를 시대의 거울로 삼아 마녀사냥과 노예제 뒤에 숨은 인간 본성까지 파헤친다.

단순히 역사를 '읽고 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건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박제된 기록 너머의 환희와 공포를 마주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가장 역동적인 역사 안내서다.

△ 위험한 그림들/ 이원율 글/ 교보문고/ 2만 3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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